갈렙

조회 수 5893 추천 수 0 2010.06.05 21:04:02

갈렙이라는 인물에 관하여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생애는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주었던 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유다지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지만 당시에 모세의 뒤를 이었던 여호수아의 그늘에 가려져 백성의 지도자로서 인정을 받은 바는 없지만 그는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었던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과연 하나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의 힘은 역시 철저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믿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유다 지파를 대신하여 가나안을 정탐하고 난 이후에 담대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2명 가운데 10명은 매우 부정적인 모습으로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하지만 갈렙은 오히려 그들이 빵(혹은 밥)이라고 말하면서 주께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백성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땅을 탐지한 자들 중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자기 옷을 찢고 이스라엘 자손의 온 무리에게 말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탐지한 땅은 매우 좋은 땅이라 주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그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오직 너희는 주를 대적하여 반역하지 말며 또 그 땅의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는 그들이 우리의 빵이기 때문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주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민14:6-9)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여호수아와 갈렙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주께서 그들과 더불어 하신 약속을 더욱 신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 자신도 인정하기를 가나안 사람들은 먹을 것이 풍부하고, 그들보다도 건장하여 서로 대적하게 되었을 때에 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담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께서 가나안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기로 약속되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약속에 대한 신뢰는 현실적으로 당한 모든 어려움을 능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성경이 약속의 책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경을 구약(舊約)과 신약(新約)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갈렙의 믿음을 보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 자세로 성경을 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갈렙이 주님의 약속을 끝까지 신뢰하고 그 믿음의 결과로 가나안을 밟을 수 있었듯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성경을 묵상하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야만 합니다.

갈렙의 믿음은 단순히 알고 기억하는 것으로 그친 것이 아닙니다. 그는 가나안에 들어가서 그의 자녀들과 함께 그 땅 거민을 쳐서 땅을 정복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특히 그는 헤브론 지방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그 땅은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과 사라의 무덤이 있는 곳이며 그리고 샘이 많아서 과수 재배가 잘되는 풍요의 땅이었습니다. 그는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 땅을 정복하는 자에게는 자신의 딸 악사를 주겠다고 말하고, 결국 옷니엘에 의해서 헤브론을 정복한 후 땅을 얻게 되고 약속대로 옷니엘을 사위로 맞게 됩니다.

믿음의 삶을 산다는 것은 결코 훌륭한 교리와 신앙으로 무장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나 행함을 동반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성경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말합니다(약2:17). 아직도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만을 무장하기 위해서 수고합니다. 물론 우리는 이러한 수고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말씀을 따라 살지 않는다면 그의 지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입니다. 성경은 명백하게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마7:21). 우리의 삶이 그리스도 안에서 보다 풍성해 지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뜻, 즉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을 살아야만 할 것입니다.

갈렙의 생애를 보면서 오늘날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매우 뛰어난 협력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여호수아를 섬기고 봉사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언제나 2인자의 위치에 있었지만 지도자였던 여호수아와 단 한 번도 다툼 없이 자신의 일을 묵묵히 감당했던 자였습니다. 그는 분명히 합력해서 선을 이루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모범이 되는 인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롬8:28).

성경 안에는 갈렙과 같이 동역을 통하여 매우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던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령 모세의 동역자였던 아론과 훌, 다윗의 친구였던 요나단, 바울의 동역자였던 실라와 같은 이들은 협력 사역을 통하여 매우 훌륭한 믿음의 본을 보였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통해 보면 결코 훌륭한 협력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예수님의 제자였던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고, 바울의 동역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그를 버리고 떠났으며(딤후4:10), 그 외에서 역사를 통해보면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지도자를 배반하거나 버리는 경우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갈렙은 매우 뛰어난 조력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충성은 결코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유다지파의 사람으로서 모든 지파를 이끄는 위치에서 백성들을 이끌 수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모세의 뒤를 이어 여호수아를 세우셨다는 사실을 존중하고 그를 높이고 자신은 낮추는 겸손함을 보였던 것입니다. 그가 여호수아를 높였던 것은 단순히 권위에 대하여 순종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에 대한 순종의 자세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교회 안에서 서로를 섬기는 것은 단순한 교제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을 섬기는 또 하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을 섬기는 것도 단순히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섬김에 대하여 간증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이 세우신 사람을 섬기고 그의 명령에 순종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그것이 곧 주님에 대한 순종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지도자가 나의 생각과 목적과는 매우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할지라도 그가 주님에 의해서 세워진 자라면 자신을 낮추고 순종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갈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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