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엘리바스가 말한 내용과 문제점

조회 수 1757 추천 수 0 2012.03.09 12:15:50

엘리바스의 주장은 지극히 철학적입니다. 그것은 매우 경건해 보이지만 가장 오래된 이단인 영지주의를 닮아 있습니다. 그들은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다는 논리로 분리를 주장하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의인은 결코 망할 수 없다는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려 합니다. 그의 주장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1) 악인은 반드시 망한다.

 

엘리바스의 생각은 매우 단순합니다. 그는 욥에게 닥친 모든 재앙들이 불법으로 인한 것임을 말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는 “불법을 심고 악을 뿌리는 자들은 바로 그것을 거두나니”(4:8)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모든 종교인들의 일반적인 주장과도 같습니다. 그리스도인들조차도 모든 재앙의 뒤에는 반드시 죄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앙이 왔을 때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회개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엘리바스는 욥의 친구였지만 그에게 위로하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종교인의 관점에서 정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종교인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입니다. 과연 욥은 죄로 인하여 재앙을 만난 것일까요?

 

2) 선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지키신다.

 

엘리바스는 죄 없이 멸망한 자는 없다고 선언합니다. 또한 의로운 자는 끊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4:7). 이는 곧 의로운 자는 하나님께서 결코 고난을 주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그에게 고통이 오게 되더라도 아프게 하시다가 싸매시며, 상학 하시다가도 자신의 손으로 온전하게 하신다고 말합니다(5:18). 이 말은 자칫 고난 중에 잇는 사람은 죄 가운데 있는 사람이며, 형통한 삶을 사는 사람은 의인으로 들릴 수 있는 말입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종교인들은 이러한 생각 아래 살고 있습니다. 고난 중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죄인처럼, 넉넉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의인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나 이 말들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특히 욥에게는 결코 위로가 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진리라 할지라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고통 중에 있는 자를 위로하시고, 치료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최소한 욥에게 있어서 그 권면은 지혜로운 것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자신의 입장에서 느끼는 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욥은 현재 모든 것을 잃었고, 또한 그의 육신마저도 비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의 마음조차도 극심한 절망 중에 있는 자입니다. 그러한 욥에게 엘리바스는 죄로 인한 것이라고 회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듣는 입장에서는 비난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의 말은 옳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욥에게는 더욱 큰 상처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3) 인생은 고난을 위해서 났다

 

엘리바스는 욥의 고난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이 고생하려고 태어났다고 말합니다(5:7). 그의 말은 단순히 인간의 삶이 복되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고난을 위해서 인생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즉 엘리바스의 눈으로 볼 때 욥의 고난은 매우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고통 아래 놓여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최초의 사람이었던 아담과 하와(이브)가 죄로 인해 주어진 결과들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연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결과물일 뿐입니다. 더욱이 하나님께서 사람들이 고난 받는 것에 대하여 당연하게 여기시는 분은 더욱 더 아닙니다. 그분은 오히려 우리가 그분 안에서 더욱 복된 삶을 누리기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엘리바스의 말은 자칫 욥을 조롱하는 말로 들립니다. 그는 욥의 고난을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엘리바스가 진실한 위로자였다면 욥이 당하고 있는 아픔을 보며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엘리바스는 욥에게 위로부다는 종교적인 권면만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권면은 오히려 욥의 아픔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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