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는 한 개인의 인생을 담은 성경 중에서 사람의 마음을 가장 정직하게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행복했던 시절을 보내고 있었고,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일들로 인해 인생이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욥을 대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가 마지막에 회복되는 과정까지 매우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욥기를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욥기는 단순히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찾게 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통해서 말씀을 읽는 자들이 세상에서 어떠한 일들을 만나게 될 것이며, 또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1. 욥기의 주제
욥기를 읽는데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은 욥의 세 친구, 즉 엘리바스, 빌닷, 소발의 말들이 사람들에게 여과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친구들의 말들이 종교적인 측면으로 보면 매우 타당하고,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욥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하나님께서 욥의 손을 들어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하나님은 욥기를 통해서 종교적인 접근이 아닌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관계로 접근하도록 하시기 위한 가르침을 욥을 통해서 보이고자 하셨습니다. 욥의 불만, 혹은 어린 아이와 같은 투덜거림, 그리고 한 없이 약한 모습 속에서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서 욥은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욥기를 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욥기의 처음(욥 1-2장)과 끝(욥 42:7-17)만을 대하고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내용을 건너뜁니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의인이었던 욥이 고난을 거친 후 다시 갑절의 복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실상 본론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우 인격적이고 경건한 욥의 모습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거칠고, 분노의 감정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친구들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욥기는 고난당하는 욥이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함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와 같은 성품을 지닌 자로서 하나님을 향한 수많은 오해들과 자신 안에 있는 육신적인 것들을 보임으로서 결국에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이고자 하고 있습니다.
욥은 소개되고 있는 것과 같이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부와 명예와 하나님께서 의인으로 인정하실 만큼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사탄에 의해 시험이 오고 순식간에 비참하게 몰락하게 됩니다. 그의 친구들은 위로한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욥은 더욱 괴로워하고, 더 이상 욥으로부터 전에 있었던 부와 명예는 물론이고, 의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욥이 자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갑절의 은혜를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는 사람이 얼마나 자신을 바르게 알고, 또한 그분 앞에 자신을 낮추는가에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욥은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많은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의로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고통 받고 멸시받는 삶을 사는 이유? 악한 자들이 세상에서 장수하고 형통하게 사는 이유? 고통 받는 자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그들을 건지시지 않는 이유? 즉 과연 하나님께서는 선을 베푸시기는 하시는 것인가? 그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와 같이 감히 하나님의 신성을 두고 질문할 수 없는 내용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에 대한 해답을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욥기에서 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내용은 우주의 질서들에 대하여 많은 부분 언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학자들은 수십 세기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내용들을 성경은 이미 기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하늘의 질서들에 대하여 소개함으로서 모든 만물을 통치하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미 하늘에서 쫓겨난 사탄도 회의에 참석시키는 모습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사탄이 비록 반역자이지만 여전히 그를 통치하시고, 그를 이용하시는 모습까지도 보이시고 계십니다. 욥기는 우주의 모든 질서와 영적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욥기는 세상과 영적세계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읽어야만 할 성경입니다.
2. 욥기의 역사성과 사상
욥기가 지어낸 이야기인가? 아니면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때는 이야기가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유대인들로부터 정경으로 인정받지 못한 시기가 있었으며, 일부 신학자들은 하나의 소설로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욥기가 유대교의 랍비들과 교부들, 그리고 대부분의 신학자들로부터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것이라고 믿었고, 심지어 성경에서조차 증거(약5:11, 겔14:14,20)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욥기는 명백한 사실을 기록한 것이며, 또한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욥기는 가장 오래전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우주의 질서와 영적 질서를 소개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매우 중요한 책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이미 소개한 바와 같이 욥기의 주제는 고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난은 매우 특별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욥의 고난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고난이 있기 전 어떤 실수를 한 것도 아니었고, 또한 하나님으로부터도 징계를 받을만한 행동을 했었던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완벽한 사람이었고, 하나님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까지 인정받는 자였습니다. 그러한 욥이 사탄의 제안으로 시작하여 고난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것은 믿음 안에 사는 자들이 왜 고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사실은 욥의 인생이 고난으로 인하여 고통스럽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은혜를 입게 됨으로 행복하게 마무리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신약성경에서도 약속된 바 있는 것 같이 “너희가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시험 당하는 것을 너희에게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또한 그 시험과 함께 피할 길을 내사 너희가 능히 그것을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10:13)는 약속과 매우 관계있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많은 고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실망하지 않았던 것은 그들에게 다가 올 미래는 결코 불행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고난의 시간만큼 충분한 보상을 얻게 될 것이며, 욥은 바로 이러한 약속을 몸으로 보여주었던 인물입니다. 이러한 진리는 수 십 세기가 지나도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며,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3. 욥기의 가치
어떻게 해야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는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깊은 믿음의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은 바로 고난입니다. 이미 소개한 바와 같이 욥은 믿음이 없었던 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의미이며, 완전한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고난의 시간을 거치고 난 이후에 고백했던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소 놀라운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회개하고 있고, 마치 하나님에 대하여 전혀 몰랐다가 이제 처음 알게 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행동은 요나 때의 니느웨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모습입니다(요나3:5-9). 그러나 그들의 회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성화의 과정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회개가 있은 후 전에는 귀로만 들었지만 이제는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욥기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믿음의 성장이 멈추어져 있는 모든 자들에게 전하는 경고와도 같은 것입니다. 아무리 성숙한 신앙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고난의 시간을 거치지 않게 된다면 그에게 더 이상 성장은 없습니다. 그는 욥과 같이 하나님을 눈으로 목격하는 경험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욥기가 주는 또 다른 가치는 바로 종교인들을 포함한 이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하나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욥의 친구들은 욥이 당한 고난의 원인이 죄에 있을 것이라고 단정하여 말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일들이 하나님의 결정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은 세상에서 의인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롬3:10). 사람들은 아브라함이나 다윗, 모세와 같은 믿음의 사람들이 의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믿음은 많은 고난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어진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이 죄를 짓느냐? 아니면 의를 행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건 속에서 그의 마음을 얼마나 하나님께 두고 있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한다면 그들이 닥칠 수많은 고난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인한 구속과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욥기에서만 볼 수 또 다른 가치는 바로 사람, 즉 인간과 영적 세계와의 연관성을 보여줌으로서 사람들의 생각과 철학만으로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욥이 고난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욥의 친구들이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사람의 생각 속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답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의 모든 시작은 바로 하늘로부터 시작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것은 영적인 것으로 비교하여 분별해 낼 수 있습니다(고전2:13). 그것은 사람의 생각과 힘으로는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친구들을 통해 수많은 답을 제시했지만 결국 답은 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가르침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에서 답을 구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답은 없습니다. 오직 성경 안에서, 즉 오직 주님 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욥기에서 찾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