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밤에 찾아온 친구

조회 수 1575 추천 수 0 2010.06.05 18:15:14


또 이르시되 너희 중에 누가 벗이 있는데 밤중에 그에게 가서 말하기를 벗이여 떡 세 덩이를 내게 꾸어 달라 내 벗이 여행중에 내게 왔으나 내가 먹일 것이 없노라 하면 그가 안에서 대답하여 이르되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문이 이미 닫혔고 아이들이 나와 함께 침실에 누웠으니 일어나 네게 줄 수가 없노라 하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비록 벗 됨으로 인하여서는 일어나서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간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리라(11:5~8)

 

밤에 찾아 온 친구 비유가 기도에 관하여 기록되었다는 사실은 익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과연 우리가 기도를 함에 있어서 이 비유의 주인공과 같이 주님을 귀찮게 하는 기도가 과연 선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위의 비유를 통해서 이미 선하다는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도를 하면서 두 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기도를 과연 주님께서 들어주실 것인가에 대한 것과, 아니면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는 것입니다. 물론 확신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이 비유의 말씀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 말씀은 오히려 확신이 없는 자에게 위로가 되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향해서 주님은 귀찮을 정도로 기도하며 요청할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뜨겁게 소리를 지르며 기도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비유의 말씀은 간절함을 포함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간절하다는 것이 단순히 목청을 높여 소리를 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에서 진정으로 간절한 이들이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그들이 오히려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눈물을 흘리는 일에 더욱 익숙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간절함은 우리의 입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이 무엇에 대하여 그토록 간절한 마음으로 구해야 하는 것입니까? 이것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는 간절히 구하고 있지만 남의 문제에 대하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의 말씀은 바로 이 문제를 두고 하는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 때문에 이 비유의 주인공이 친구에게 찾아가 빵 세 개를 구했습니까? 바로 자신을 찾아 온 친구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결코 자신의 문제로 구했던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배를 채우고, 만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그토록 자신의 자존심마저 굽히고 친구를 찾아 갔던 것은 자신을 찾아 온 다른 친구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이 비유는 우리 기도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 자신의 배만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그것은 수치스러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우리의 친구나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 그것은 모든 이들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도가 결코 쉽거나 단순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더욱 어려운 것일 수 있습니다.

 

비유의 주인공은 가족 모두가 잠들어 있는 친구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예수님은 친구가 나와 빵을 주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친구가 빵을 준 것이 단순히 친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귀찮게 졸랐기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친구와의 관계에서 지켜주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빵을 구하는 모습은 비참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는 자금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오직 친구를 위한 희생의 마음만이 존재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모습은 바로 예수님의 희생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일 예수께서 자신의 위치를 감안하셔서 체면과 형편을 생각하셨다면 결코 세상에 내려오시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구하시고자 자신을 낮추시고 종의 모습으로 죽기까지 복종하시고자 하시는 자세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2:7). 이러한 그리스도의 마음은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만 합니다.

 

누구를 위해 살고 있습니까? 만일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아직도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그 문제의 해결에 매달려 밤낮으로 괴로워하며 기도하고 있다면 이제는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어야만 합니다. 바울도 한 때는 자신의 문제로 고민을 했습니다. 그는 무슨 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이 문제로 인하여 괴로워하며, 세 번이나 주께 간청하였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고후 12:7-10). 그러나 그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의 낮아짐, 즉 겸손을 통하여 주님께서 높임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가 할 일은 명확해졌습니다. 그는 자신에 대하여 채찍질하고(억제하고), 주께 복종하도록 하면서(고전 9:27) 더욱 많은 이들을 복음 안으로 인도하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친구, 혹은 이웃 사랑에 대하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명령하신 새 계명입니다(22:39). 이 말은 곧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지 못한다면 그가 아무리 많은 지식을 알고, 세상을 향해 천사의 말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즉 그의 삶은 세상에서 아무런 가치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연 우리는 친구, 혹은 이웃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희생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의 친구 되신 주님(12:4)께 얼마나 간절히 구하고 있습니까? 이것이 주님께서 이 비유의 말씀을 통하여 그리스도인 된 우리에게 권면하고 계시는 말씀입니다. 이 문제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데 있어서 결코 현재 나의 환경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비유의 주인공에게 손님으로서 친구가 찾아 온 시기는 매우 가난했던 시기였습니다. 그에게는 빵 한 조각을 나눌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친구를 찾아가 빵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친구나 이웃을 도울 때 결코 물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가진 것이 없다면 이제 우리의 친구 되신 주님께 간구해 보십시오. 때로는 주님께서 귀찮아하실 정도로 구해보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의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필요를 따라 공급해 주실 것입니다. 이것은 주님의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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