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사도들이 돌아왔을 때에 자기들이 행한 것을 모두 주께 말씀드리더라. 그분께서 그들을 데리고 은밀히 벳새다라는 도시에 속한 외딴 곳으로 들어가시더라.

11 백성들이 그것을 알고 주를 따르니 그분께서 그들을 맞이하시며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말씀하시고 병 고칠 사람들을 고치시더라.

12 날이 저물어 갈 때에 열두 사도가 나아와 주께 이르되, 무리를 보내어 마을과 주변 지방에 들어가 묵으며 먹을 것을 얻게 하소서. 이는 우리가 외딴 곳에 있기 때문이니이다, 하더라.

13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그들이 이르되, 우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없으니 우리가 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음식을 사러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나이다, 하더라.

14 이는 남자만 오천 명 가량이나 되었기 때문이더라. 주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그들을 오십 명씩 무리지어 앉게 하라, 하시니

15 이에 제자들이 그들을 모두 앉게 하니라.

16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하늘을 우러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무리 앞에 놓게 하시더라.

17 사람들이 다 배불리 먹고 그들에게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나 거두었더라.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영적으로도 많은 해석을 낳았던 기적입니다. 이 기적은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여러 가지 시각에서 많은 해석을 낳을 수 있는 기적입니다(마14:15-21;막6:35-47). 이 기적은 저녁에 있었는데, 우리의 시간 개념으로 이해하면 혼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초저녁 즈음은 오후 3시부터 해당되는 시간입니다. 이 기적 이후에 예수님께서는 무리를 보내시고 기도하러 따로 산에 올라가셨다가 저녁이 되었을 때 거기 홀로 계시는 장면이 나타나는데, 이는 일몰 이후의 시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마14:23). 모인 무리들은 예수님께서 외딴 곳으로 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도시로부터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많은 시간을 걷고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을 목격하고 있었으며, 배가 고파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일을 하시는 동안 이제 그들은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이 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지금 하시고 계신 일들을 멈출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제안을 하십니다. 이 제안은 곧 제자들의 믿음을 시험하시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이 기적을 행하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빌립에게 “우리가 어디서 빵을 사서 이들을 먹이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빌립은 “그들이 각각 조금씩 받을지라도 이백 데나리온 어치의 빵이 그들에게 충분치 아니하리이다”라고 대답합니다. 빌립은 수학적인 판단으로 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저히 먹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계산상으로는 도저히 그 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없습니다. 그는 정직하게 대답했지만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대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실패하는 이유도 모든 일을 계산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현실에게 가능한 사실에 대하여만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믿음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처녀의 몸에서 예수님이 탄생하는 일,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가 사해진 사실, 예수님께서 삼일 만에 부활하신 일, 그리고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는 일과 같은 것들은 우리의 논리나 지식에 근거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안드레는 “여기 한 소년이 있는데 그가 보리 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이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되겠나이까?”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을 가지고 예수님께 왔지만 그도 역시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이미 앞에서 많은 기적들을 보이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많은 무리들에게 양식을 먹이실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여전히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그가 소년의 보리 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왔다는 것은 작은 믿음의 모습입니다. 이 작은 것이 많은 이들을 먹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라셨던 것은 그들에게 없는 양식을 요구했던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양식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우리에게 없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아니라 소유하고 있는 최소한의 것들입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믿음이 없다고 책망하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찌보면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기적을 행하시는 것은 예수님이시지 제자들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주님께서 자신들에게 없는 것까지 요구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에이지 사상을 따르는 사람들은 자신 안에 있는 모든 잠재적 능력까지 동원하도록 요구합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이들이 속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그들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예수님께 오는 것입니다. 기적을 행하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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