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른 손해가 있으면 네가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매는 매로 갚을지니라(23-25)

사람을 쳤는데 죽으면 친 사람은 형벌을 받고 다치게 하면 시간의 손실과 온전한 회복을 위하여 배상해야만 했습니다(18,19). 어떤 주인이 자기의 종을 쳐서 죽으면 형벌을 받지만 하루나 이틀을 살아있으면 형벌은 면하고 배상할 책임은 없었습니다. 그 종은 이미 그의 소유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인의 소유를 잃는 것으로 보았습니다(20,21). 사람들끼리 싸우다가 임신한 여인을 다치게 해서 그녀의 열매가 그녀에게서 나왔으나(유산) 다른 손해가 없으면 형벌을 받고 재판장이 결정하는 대로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모든 것에 대해 배상의 책임이 주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손해를 입힌 그대로 손해를 보상해주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손해를 입힌 만큼 갚아야 할 의무를 가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각종 사고나 사건 뒤에는 반드시 보상을 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법은 사람에 따라서 해석을 달리할 수 있지만 하나님의 법은 철저한 원칙에 따라 적용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신약시대에 오면서 크게 바뀌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악에게 맞서지 말라"(마5:39)고 권하시면서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쪽 뺨도 돌려대고, 덧옷을 빼앗으려 하거든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오리를 가게 하거든 십리를 가라고 말씀하시며 오히려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고 네게 빌리고자 하는 자에게 등을 돌리지 말라(마5:42)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법 원칙이 크게 바뀐 것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율법은 우리로 하여금 죄에는 반드시 그 값을 치루어야 함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역시 그 죄의 값을 반드시 지불해야만 합니다. 물론 우리가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힌 것에 대하여 지불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의 마음이기도 하며, 성경의 법이 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만일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히고도 주님의 은혜만 강조하며 갚을 마음을 전혀 갖지 않는다면 그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하는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리스도인들은 손해를 입는 것이 매우 당연한 것입니다.

주님은 왜 제자들을 향해서 손해를 감수하며 살도록 권면하고 계실까요? 그것은 그들이 장차 받을 보상을 생각해서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보상(reward)는 말 그대로 손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그만큼 갚아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주님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들을 너희가 사랑하면 무슨 보상이 있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은 결국 사랑을 함에 있어서도 희생이 없는 사랑을 하는 자가 무슨 보상을 바라겠느냐는 말씀입니다. 결국 보상은 손해를 입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인데, 제자들을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대하여 손해를 입지 않고 하늘의 보상을 얻을 것에 대한 기대를 하지 말도록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주님께서 은혜로 우리의 모든 빚을 갚아주신 바 된 자들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영원히 감사드려야 할 중요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손해를 입으며 살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장차 받을 보상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믿음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했던 것이었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며 사십시오. 그것은 주님의 나라에서 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