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잠언 5장 15–19절
“너는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 네 샘을 밖으로 넘치게 하겠으며 네 도랑의 물을 거리로 흐르게 하겠느냐 그 물로 네게만 있게 하고 타인과 더불어 그것을 나누지 말라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 네가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라 그는 사랑스러운 암사슴 같고 아름다운 암노루 같으니 너는 그의 품을 항상 족하게 여기며 그의 사랑을 항상 연모하라”
하나님은 인간의 사랑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사랑을 창조하신 분이시며, 그 사랑이 가장 안전하고 풍성하게 흘러가도록 언약이라는 그릇을 마련하셨습니다. 잠언 5장 15–19절은 죄의 길을 피하라는 경고 뒤에 곧바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랑의 참된 기쁨의 자리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금지로만 우리를 지키지 않으시고, 더 크고 깊은 기쁨으로 우리를 붙드십니다.
본문은 매우 인상적인 비유로 시작합니다. “너는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 여기서 우물과 샘은 결혼 관계, 곧 언약 안의 사랑을 가리킵니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을 생명의 문제로 다루십니다. 이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나 취향이 아니라, 삶을 살게 하는 근원적 힘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 생명의 물을 자기 우물에서 마시라고 하십니다. 남의 우물을 기웃거리지 말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리에서 만족을 누리라는 초대입니다.
“네 샘을 밖으로 넘치게 하겠으며 네 도랑의 물을 거리로 흐르게 하겠느냐.” 하나님은 수사적 질문을 던지십니다. 이는 사랑을 함부로 흘려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사랑은 넘칠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지켜질 때 풍성해지는 것입니다. 아무 데로나 흘러가게 된 물은 더 이상 생명을 살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을 가두기 위해 언약을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랑을 보존하고 깊게 하기 위해 언약을 주셨습니다.
“그 물로 네게만 있게 하고 타인과 더불어 그것을 나누지 말라.” 이 말씀은 이기적인 소유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랑의 배타성이 곧 사랑의 안전장치임을 가르칩니다. 언약 안의 사랑은 경쟁하지 않습니다. 비교하지 않습니다. 나눠 가질 수 없는 사랑이기에, 오히려 전인적으로 헌신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배타성을 죄로 여기지 않으시고, 언약의 본질로 세우십니다.
“네 샘으로 복되게 하라.” 여기서 복되게 하라는 말은 단순히 감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랑을 하나님의 선물로 인식하고 존귀히 여기라는 명령입니다. 결혼과 가정의 위기는 대개 사랑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할 때 찾아옵니다. 하나님은 언약 안의 사랑을 날마다 복으로 여기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사랑을 지키는 영적 태도입니다.
이제 본문은 매우 따뜻하고 시적인 표현으로 나아갑니다. “네가 젊어서 취한 아내를 즐거워하라.” 하나님은 여기서 ‘참으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견디라’고도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즐거워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것은 놀라운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정결을 기쁨의 반대편에 두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참된 기쁨은 정결 안에 있다고 선언하십니다. 언약 안의 사랑은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하신 즐거움입니다.
“그는 사랑스러운 암사슴 같고 아름다운 암노루 같으니.” 성경은 언약 안의 사랑을 매우 아름다운 자연의 이미지로 묘사합니다. 이는 성적 사랑을 천하게 여기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태도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사랑을 숨기거나 억압하라고 하시지 않고, 아름답게 누리라고 하십니다. 다만 그 자리가 분명해야 합니다. 언약 안에서 누릴 때, 그 사랑은 사람을 살리고 관계를 깊게 합니다.
“너는 그의 품을 항상 족하게 여기며 그의 사랑을 항상 연모하라.” 여기서 ‘항상’이라는 말이 반복됩니다. 언약 안의 사랑은 한때의 열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선택이며, 의지적인 헌신입니다. 사랑은 자연스럽게 식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가꾸지 않을 때 메마릅니다. 하나님은 부부에게 서로를 향한 만족과 사모함을 유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영적 책임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신앙의 균형을 가르칩니다. 죄를 멀리하라는 명령과, 사랑을 기뻐하라는 초대는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가야 합니다. 유혹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더 큰 기쁨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지 말라”로만 말씀하지 않으시고, “이것을 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언약 안의 사랑은 죄의 대체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처음부터 의도하신 본래의 선물입니다.
이 말씀은 결혼한 성도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모든 성도에게 언약의 가치를 가르칩니다. 하나님과의 언약, 교회와의 언약, 공동체 안의 신뢰 역시 같은 원리로 지켜집니다. 언약은 제한이 아니라, 기쁨을 깊게 하는 울타리입니다. 이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두려움 없이 사랑하고, 비교 없이 헌신하며, 후회 없이 기뻐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 우리의 기도가 이렇게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유혹을 이기게 하옵소서”에서 “주님, 언약 안의 기쁨을 더 깊이 알게 하옵소서.” “주님, 정결을 지키게 하옵소서”에서 “주님, 정결 안의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그 기도 위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우리의 사랑을 보호하시고, 언약 안에서 날마다 새로워지는 기쁨을 부어 주시며, 샘이 마르지 않는 가정과 공동체로 세워 주실 줄 믿습니다.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성도들의 가정과 삶 위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정결한 사랑의 만족과 감사가 날마다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