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잠언 5714

그런즉 아들들아 내 말을 듣고 내 입의 말에서 떠나지 말며 네 길을 그에게서 멀리 하라 그 집 문에도 가까이 가지 말라 두렵건대 네 존영을 남에게 빼앗기게 되며 네 해를 잔인한 자에게 빼앗기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타인이 네 재물로 충족하게 되며 네 수고한 것이 외인의 집에 있게 될까 하노라 두렵건대 마지막에 이르러 네 몸, 네 육체가 쇠약할 때에 네가 한탄하여 말하기를 내가 어찌하여 훈계를 싫어하며 내 마음이 꾸지람을 가벼이 여기고 내 선생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나를 가르치는 이에게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던가 하게 될까 하노라 많은 무리들이 모인 중에서 큰 악에 빠지게 되었노라

 

잠언 5장은 유혹의 달콤함을 보여 준 뒤, 그다음 단계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그것은 더 깊은 분석이 아니라 즉각적인 결단입니다. 하나님은 유혹을 이해하라고만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유혹의 자리를 떠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두려움에서 나온 명령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온 명령입니다. 하나님은 성도를 시험장 한가운데에 두고 실력을 증명하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위험한 자리 자체에서 보호하시는 아버지이십니다.

 

본문은 다시 관계의 언어로 시작합니다. 그런즉 아들들아.” 하나님은 가장 단호한 명령을 내리실 때에도, 가장 따뜻한 호칭으로 부르십니다. 이는 이 말씀이 처벌의 선언이 아니라, 보호의 초청임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말을 듣고 내 입의 말에서 떠나지 말며.” 유혹의 자리에서 멀어지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말씀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말씀이 중심에 있지 않으면, 발걸음은 반드시 흔들립니다.

 

이어서 하나님은 구체적인 행동을 명령하십니다. 네 길을 그에게서 멀리 하라 그 집 문에도 가까이 가지 말라.”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가 얼마나 현실적인지를 봅니다. 하나님은 마음만 조심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상황을 관리하라고 말씀하지도 않으십니다. 아예 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집 문에도 가까이 가지 말라는 이 표현은, 유혹을 시험 삼아 대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죄는 호기심으로 접근할 대상이 아닙니다.

 

많은 실패는 의도적인 반역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거리 조절 실패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거리 조절이 아니라 거리 단절을 명령하십니다. 이는 연약함을 인정하는 지혜입니다. 우리는 강해서 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연약함을 알기에 죄를 멀리합니다.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참된 지혜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까지 단호하십니까. 그 이유를 두렵건대라는 반복되는 표현으로 설명하십니다. 이는 공포를 조장하기 위함이 아니라, 결과의 현실성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네 존영을 남에게 빼앗기게 되며.” 여기서 존영은 명예, 인격, 삶의 존엄을 의미합니다. 유혹은 겉으로는 즐거움을 약속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존엄을 조금씩 깎아 먹습니다. 한 번의 선택이 평생 쌓아 온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하나님은 숨기지 않으십니다.

 

네 해를 잔인한 자에게 빼앗기게 될까 하노라.” 죄는 결코 온유하지 않습니다. 죄는 사람을 사용하고 버립니다. 유혹은 동반자처럼 다가오지만, 결과는 잔인합니다. 시간과 에너지, 열정과 헌신을 모두 빼앗고, 남는 것은 공허함뿐입니다. 하나님은 이 잔인함을 아시기에, 미리 경고하십니다.

 

타인이 네 재물로 충족하게 되며 네 수고한 것이 외인의 집에 있게 될까 하노라.” 유혹은 물질적인 손실로도 이어집니다. 그러나 더 깊은 손실은 삶의 결실을 남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수고의 열매가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허무한 결과를 위해 소모되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명의 상실입니다.

 

본문은 마침내 가장 아픈 장면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네 몸, 네 육체가 쇠약할 때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돌아보는 후회입니다. 힘이 남아 있을 때는 합리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몸이 쇠약해질 때, 사람은 진실 앞에 서게 됩니다. 그때의 고백은 너무도 뼈아픕니다. “내가 어찌하여 훈계를 싫어하며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던가.”

 

이 고백은 하나님을 원망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향한 탄식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셨고, 길을 보여 주셨으며, 떠나라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나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 때, 후회는 혼자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런 고백을 하며 인생을 마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이 말씀을 주십니다.

 

많은 무리들이 모인 중에서 큰 악에 빠지게 되었노라.” 죄는 개인적인 선택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공동체의 아픔으로 드러납니다.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드러나고, 나 혼자의 문제라고 여겼지만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하나님은 성도의 삶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음을 아십니다. 그래서 더 엄중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가까이 가지 말라. 죄를 연구하지 말고, 시험하지 말며, 자신을 과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거룩함은 용감한 모험이 아니라, 겸손한 회피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싸워서 이기라고 명령하시기 전에, 피해서 살라고 명령하십니다.

 

이 시간 이후로 우리의 기도가 이렇게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제가 강해지게 하옵소서에서 주님, 위험한 자리에서 저를 멀리하게 하옵소서.” “주님, 넘어지지 않게 하옵소서에서 주님, 아예 가까이 가지 않게 하옵소서.” 그 기도 위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 주시고, 삶의 존영을 보호하시며, 후회 대신 평안한 기억으로 인생의 끝자락에 서게 하실 줄 믿습니다.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성도들의 삶 위에, 유혹의 자리에서 멀어지는 지혜와 끝까지 지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날마다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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