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잠언 512

내 아들아 내 지혜에 주의하며 내 명철에 네 귀를 기울여서 근신을 지키며 네 입술로 지식을 지키도록 하라

 

잠언 제5장은 매우 민감한 주제를 다룹니다. 인간의 욕망, 관계의 경계, 도덕적 타락의 위험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장을 경고로 시작하지 않으십니다. 금지로 문을 열지 않으십니다. 대신 귀를 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영적 원리입니다. 하나님은 행동을 고치기 전에, 듣는 태도를 먼저 다루십니다. 왜냐하면 삶은 언제나 귀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본문은 익숙한 호칭으로 시작합니다. 내 아들아.” 하나님은 죄의 문제를 말씀하실 때, 정죄자의 음성으로 다가오지 않으시고, 아버지의 음성으로 부르십니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의 연약함을 이미 알고 계시며, 보호하기를 원하신다는 신호입니다. 이 말씀은 단지 젊은이를 향한 훈계가 아니라, 유혹 앞에 서 있는 모든 성도를 향한 부르심입니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내 지혜에 주의하며.” 여기서 주의하라는 말은 흘려듣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는 집중의 명령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유혹의 소리는 언제나 친절하고 달콤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혜는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주의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습니다. 지혜는 소리를 키우지 않고, 우리에게 귀를 기울일 책임을 요구합니다. 신앙은 능동적인 청종에서 시작됩니다.

 

내 명철에 네 귀를 기울여서.”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자세를 바꾸는 행위입니다. 흘려듣는 자세에서, 몸을 숙여 듣는 자세로 옮기는 것입니다. 이는 겸손의 표현입니다.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자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귀를 닫는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성경은 반복해서 말합니다. 넘어지는 순간은 대부분 귀를 닫았을 때 찾아온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토록 귀를 강조하십니까. 그 이유는 2절에 분명히 나타납니다. 근신을 지키며 네 입술로 지식을 지키도록 하라.” 귀로 들은 것이 마음에 남고, 마음에 남은 것이 입술로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말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들어와 쌓여 있던 것이 흘러나오는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말의 문제는 결국 듣기의 문제입니다.

 

근신이란 단어는 자기 절제, 분별, 신중함을 포함하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근신을 억지로 만들어 내라고 하지 않으시고,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분별의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근신은 아무 소리나 들을 때 유지되지 않습니다. 지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만 지켜집니다. 그래서 귀는 신앙의 첫 번째 문지기입니다.

 

네 입술로 지식을 지키도록 하라.” 지식은 머리에만 있는 정보가 아니라, 입술을 통해 삶으로 흘러나오는 진리입니다. 지혜를 들은 사람은 말을 다르게 합니다. 말이 달라지면 관계가 달라지고, 관계가 달라지면 삶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입술을 통제하시기 전에, 귀를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지혜의 순서입니다.

 

잠언 5장은 곧바로 음녀의 달콤한 말과 위험한 길을 묘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묻고 계십니다. “너는 지금 누구의 말을 듣고 있느냐.” 유혹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미 귀가 열려 있었던 결과입니다. 반대로 거룩함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작은 습관이 쌓여 삶을 지켜 냅니다.

 

오늘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을 듣고 살아갑니다. 미디어의 말, 비교의 말, 욕망을 부추기는 말, 타협을 정당화하는 말들이 끊임없이 귀를 두드립니다. 그 속에서 하나님의 지혜는 여전히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내 지혜에 주의하며, 내 명철에 귀를 기울이라.” 이 말씀을 듣는 것이 곧 자신을 보호하는 첫 걸음입니다.

 

이 말씀은 개인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가정과 교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어떤 말을 더 많이 듣는 공동체인가에 따라 그 공동체의 미래는 결정됩니다. 지혜의 말이 들리는 공동체는 정결을 지켜 내지만, 세상의 소리에 귀를 빼앗긴 공동체는 결국 방향을 잃습니다. 그래서 설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귀의 방향을 돌이키는 사역입니다.

 

이 시간 이후로 우리의 기도가 이렇게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유혹을 없애 주옵소서가 아니라 주님, 제 귀를 지켜 주옵소서.” “주님, 넘어지지 않게 하옵소서가 아니라 주님, 지혜의 소리에 민감하게 하옵소서.” 그 기도 위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귀를 지키는 자의 삶을 지켜 주시고, 말과 행동을 정결하게 하시며, 유혹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근신의 은혜를 부어 주실 줄 믿습니다.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성도들의 귀와 마음 위에, 세상의 소음보다 하나님의 지혜가 더 분명히 들리는 은혜가 날마다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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