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4) 하나님이 먼저 말씀하시는 예배
우리는 지난 세 주 동안 예배의 근원과 부르심, 그리고 예배자의 태도에 대해 함께 묵상해 왔습니다. 오늘 이 네 번째 시간에는 예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말씀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예배에서 말씀은 하나의 순서가 아니라, 예배 전체를 지탱하는 중심 기둥입니다. 말씀이 살아 있지 않으면 예배는 음악과 분위기와 형식만 남게 됩니다. 그러나 말씀이 살아 움직일 때, 예배는 하나님과 인간이 실제로 만나는 사건이 됩니다.
예배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이것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이 먼저 말씀하시고, 인간이 그 말씀에 응답하는 거룩한 대화입니다. 이 순서가 바뀌면 예배는 왜곡됩니다. 인간의 말이 먼저 나오고, 하나님의 말씀이 뒤로 밀려날 때, 예배는 자기 표현의 시간이 되고 맙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하나님을 말씀하시는 하나님으로 증언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창세기 1:1, 3) 세상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혼돈과 공허 속에 질서가 임한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창조의 원리는 예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될 때 비로소 질서를 갖습니다. 말씀이 없으면 예배는 방향을 잃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예배의 자리에서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예배자로 세워질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말씀하여 이르시되”(출애굽기 20:1) 십계명은 인간이 하나님께 드린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이 예배 공동체에게 먼저 들려주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 위에 예배 공동체의 삶과 예배가 세워졌습니다. 즉, 예배는 말씀의 결과이지, 말씀이 예배의 결과가 아닙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예배에서 말씀을 하나의 ‘코너’처럼 여깁니다. 찬양이 끝나면 이제 설교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적 관점에서 보면, 예배의 모든 순서는 말씀을 향해 나아가고, 말씀에서 다시 흘러나옵니다. 찬양도 말씀에 대한 응답이고, 기도도 말씀에 대한 응답이며, 헌신도 말씀에 대한 응답입니다.
느헤미야 시대의 예배 회복 장면은 말씀 중심 예배의 본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율법 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느헤미야 8:8) 말씀이 선포되고, 그 뜻이 풀어질 때 백성은 울었고, 회개했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예배의 회복은 건물의 회복에서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말씀의 회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배에서 말씀이 중요한 이유는 말씀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히브리서 4:12) 말씀은 살아 있습니다. 말씀은 인간의 마음을 꿰뚫고, 숨겨진 생각과 동기를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참된 예배에서는 말씀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 바로 은혜의 시작입니다. 말씀이 우리를 흔들 때, 하나님은 우리를 새롭게 세우십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보아도 예배와 말씀은 결코 분리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회당에 들어가 말씀을 읽고 가르치셨습니다.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누가복음 4:16) 예수님은 기적보다 먼저 말씀을 전하셨고, 표적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셨습니다. 이는 예배의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또한 사도 바울은 교회 예배에서 말씀의 위치를 이렇게 강조합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디모데후서 4:2) 말씀은 상황에 따라 조절되는 부속물이 아니라, 언제나 예배의 중심에 놓여야 할 본질입니다.
말씀 중심 예배는 예배자의 태도 또한 요구합니다. 말씀을 듣는 태도는 곧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씨 뿌리는 비유를 통해 말씀을 듣는 마음의 상태를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마태복음 13:23) 같은 말씀이 선포되어도 어떤 이는 열매를 맺고, 어떤 이는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그 차이는 말씀 자체가 아니라, 말씀을 받는 마음의 상태에 있습니다. 예배는 말씀을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말씀 앞에 자신을 내어놓는 시간입니다.
시편 기자는 말씀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105) 말씀은 예배당 안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배 이후의 삶을 비추는 빛입니다. 그러므로 말씀 중심 예배는 반드시 삶의 변화를 동반합니다. 말씀이 예배당에만 머무르고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예배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예배입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예배 후에도 방향을 잃고 살아가는 이유는, 예배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말은 기억에서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삶을 붙듭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이사야 40:8) 그러므로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오늘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가.”
이제 우리는 다시 결단해야 합니다. 예배에서 말씀을 주변으로 밀어내지 않겠습니다. 말씀을 듣는 시간을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으로 삼겠습니다. 말씀이 나를 위로하든, 책망하든, 도전하든,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받겠습니다.
예배는 하나님이 침묵하시고 우리가 말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예배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우리가 듣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들음이 순종으로 이어질 때, 예배는 완성됩니다. 오늘 이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십시오. 말씀이 살아 있을 때 예배는 살아 있고, 말씀이 중심에 설 때 삶은 길을 찾습니다. 이 말씀이 우리 교회와 성도들의 예배를 다시 세우는 능력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