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111921

 

느헤미야 11장 후반부에는 예루살렘 성 안에 거주하도록 제비 뽑힌 자들의 명단 외에도, 이스라엘의 대다수 백성들이 어디에 거주하였는가에 대한 기록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예루살렘이라는 거룩한 성에 거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사명이 덜하거나, 덜 영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성 안에서 예배를 섬기는 자들만큼이나, 각자의 기업에 흩어진 자들을 향해서도 동일한 관심과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본문 20절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이스라엘 자손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은 유다 모든 성읍에 흩어져 각각 자기 기업에 살았고...”(11:20).

 

첫째로, 이들은 유다 모든 성읍에 흩어져 거하였습니다.

예루살렘 성 안에 1/10의 사람이 제비 뽑혀 거하게 되었고, 나머지 9/10에 해당하는 백성들은 자기의 기업 곧 조상에게 분배된 토지와 마을에 거하면서 살아갔습니다. 이 기업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정복하게 하시고 각 지파에 나누어 주신 언약의 유산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땅에서 일하고 생업을 유지하는 것은 곧 하나님과 맺은 언약에 충실히 응답하는 삶의 한 방식이었습니다.

 

둘째로, 기업에 거하는 삶 역시 거룩한 사명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은 거룩한 성이라 불렸고, 성전이 있는 중심 도시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루살렘에 거하지 않은 자들의 삶이 비신앙적이거나 덜 중요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땅을 일구고, 삶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하나님은 예배당 안에서만이 아니라, 밭에서 일하고 시장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도 성스럽게 여기셨습니다.

 

셋째로, 백성들은 경제적 생존을 위해 각자의 땅에서 일해야만 했습니다.

당시는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지 오래지 않아, 경제적 기초가 매우 약한 시기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라 전체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땅을 일구고, 곡식을 재배하고, 가정을 세우며 사회를 운영해 나가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성전의 제사와 예배 못지않게, 일상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삶 자체가 하나님 나라의 회복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였던 것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분은 성전 가까이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설교하고, 성전을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성도는 세상의 삶의 현장, 기업의 자리에서 살아갑니다. 교회당 밖의 삶, 즉 가정과 직장, 일터, 학교에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신앙의 실천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417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이는 단지 예배 시간에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 속에서 성령 안에 거할 때 이루어지는 은혜의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여러분이 예루살렘 성안에 거하지 않는다 해도, 여러분의 기업지즉 일터와 가정, 삶의 자리가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성소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의 문화와 죄악에 물들지 않고, 말씀을 기준 삼아 성실히 일하며, 정직하고 고결하게 살아가는 그 삶 자체가 하나님 나라의 증거요, 하나님께 드리는 산 제사가 됩니다(12:1).

 

하나님은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따라 은혜를 부어 주시며,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모든 자들을 기억하시고 복 주십니다. 그러므로 어디에 있든지, 누구와 있든지, 어떤 직분이든지 간에, “나는 하나님의 백성이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예루살렘에 거하든, 자기의 기업에 거하든, 우리 모두는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요, 사명자임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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