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9편은 저주시(Imprecation Psalm)로 분류됩니다. 그 이유는 다윗이 자신을 모함하고 죽이려 하는 원수들에게 하나님께서 철저한 심판을 행하시기를 강력하게 호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는 단순히 원수를 향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극심한 억울함 속에서 오직 하나님께만 호소하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다윗은 침묵하지 않는 하나님을 원합니다. 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옵소서”(1). 원수들은 거짓의 혀를 사용하여 다윗을 공격합니다. 악한 입과 거짓의 입이 나를 향하여 열리고 속이는 혀로 나를 말하며”(2). 다윗은 선을 베풀었으나 악으로 갚음을 당했습니다. 나는 사랑하나 그들은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4). 이것이 바로 가장 아픈 상처입니다. 모르는 사람의 배신은 견딜 수 있어도, 사랑한 사람의 배신은 영혼을 찢어놓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보복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기도할 뿐이라”(4). 여기서 신앙의 진실이 드러납니다. 억울할 때, 마음이 무너질 때, 우리는 무엇을 합니까? 다윗은 칼을 들지 않고 기도를 들었습니다. 사람에게 하소연하지 않고 하나님께만 하소연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다윗의 기도는 매우 정직합니다. 그는 원수에게 심판이 임하기를 강하게 구합니다. 악인은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6), 그의 기도가 죄가 되고(7), 그의 날이 짧아지고(8) 그의 자녀가 고아가 되며(9), 그의 소유가 빼앗기고(11), 가문이 끊어지기를 원합니다(13). 이 기도는 거칠어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심판을 하나님께 맡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갚지 않고 하나님께서 갚으시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맡기는 기도입니다. 원수 갚는 일은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12:19)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다윗은 억울한 순간에도 그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가 사랑하는 이를 핍박하며 마음이 상한 자를 죽이려 하나이다”(16). 다윗은 쓰러져 있는 자를 짓밟는 악인들의 모습을 봅니다. 세상은 약자를 버리지만, 하나님은 약자의 편이십니다. 다윗은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며 내 마음이 상함이니이다”(22). 강한 자처럼 보이지만, 그의 속은 부서져 있었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와 닮아 있지 않습니까?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은 상한 심령그러나 주는 상한 마음을 멸시하지 않으신다(51:17) 말씀하셨습니다.

 

다윗은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여호와여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도우시며 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나를 구원하소서”(26). 그는 자신을 위해 구원받기를 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합니다. 주의 이름이 선하심을 인하여 나를 구원하소서”(21). 다윗은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하나님께 도움을 구합니다. 신앙의 성숙은 여기서 보입니다. “나를 건지소서가 아니라, “주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해 일하소서.”

 

그리고 다윗은 이미 믿음으로 선포합니다. 저희가 저주하여도 주는 복 주시리이다”(28). 이것이 믿는 자의 승리입니다. 세상이 나를 저주해도 하나님은 나를 복되게 하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끌어내려도 하나님께서 나를 세우십니다. 악인은 부끄러움을 입고, 의인은 기뻐할 것입니다. 이는 주께서 가난한 자의 오른손에 서사 그의 생명을 심판하려는 자들에게서 구원하실 것임이니이다”(31). 하나님은 가난한 자의 편이십니다. 억울한 자의 옆에 계십니다. 누구도 내 이야기 들어주지 않을 때, 하나님은 듣고, 기억하고, 일하십니다.

 

시편 109편은 이렇게 우리에게 선포합니다.

첫째, 억울할 때 기도하라. 싸우지 말고 무릎 꿇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둘째, 보복하지 말고 맡겨라. 심판은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셋째, 원망보다 말씀을 붙들라.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은 선하십니다.

넷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도우심을 구하라. 우리의 구원이 곧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다섯째,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가까이하신다. 눈물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십니다.

 

억울함 속에서 무너지지 마십시오. 상처 속에서도 하나님을 놓지 마십시오. 지금은 눈물이지만, 하나님은 그 눈물을 바꾸어 찬송이 되게 하실 것입니다. 악인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마지막을 결정합니다. 원수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이 승리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오른편에 서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움 없이 믿음으로 외칠 수 있습니다. “주는 복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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