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5편은 공동체적인 회개와 간구의 기도이며, 바벨론 포로 이후 회복을 경험한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때 회복을 경험했으나 여전히 어려움 속에 있는 백성이, 다시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을 간구하는 노래입니다. 오늘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동일한 교훈을 줍니다.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한때 은혜를 경험했지만 다시 연약해질 때, 우리는 하나님께 돌아가 그 은혜의 회복을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시인은 먼저 과거의 은혜를 기억합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주의 땅에 은혜를 베푸사 야곱의 포로 된 자들이 돌아오게 하셨으며”(1절). 하나님의 은혜로 포로 되었던 백성이 귀환한 사건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백성은 다시 고난 속에 있고, 하나님의 진노 앞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과거를 회상하며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의 죄악을 사하시며 주의 모든 분노를 거두셨나이다”(2~3절).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늘 두 가지 기억 속에 살아야 합니다. 하나는 과거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새로운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과거의 부흥과 은혜의 경험이 있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 가운데 역사하신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그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도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아가야 합니다.
시인은 이어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돌이키시고 우리에게 향하신 주의 분노를 거두소서”(4절).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돌이키다”라는 표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돌이키신다는 것은, 우리의 힘으로는 회개할 수도, 스스로 변화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참된 회개와 회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또 시인은 하나님의 성품을 바라봅니다. “주의 인자하심과 진리가 서로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나이다”(10절). 인자와 진리, 의와 화평이 함께 한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의 세계에서는 정의가 세워지면 화평이 깨지고, 화평을 유지하려 하면 정의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에서는 의와 화평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인자와 진리가 완전하게 만납니다. 이 아름다운 조화는 오직 하나님께서 이루실 수 있는 은혜의 역사입니다.
그리고 시인은 마지막에 이렇게 확신합니다. “여호와께서 좋은 것을 주시리니 우리의 땅에 산물이 넘치리로다”(12절). 하나님께서 은혜를 회복하실 때, 영적인 축복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풍요로움까지도 주신다는 것입니다.
시편 85편의 메시지는 오늘 우리 시대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첫째, 우리는 개인과 가정,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회복해야 합니다. 한때 뜨겁게 기도하던 마음이 식어졌다면 다시 성소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때 주님을 사랑하던 열정이 식어졌다면 “우리를 돌이키소서”라는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둘째, 우리 사회와 민족을 위해서도 동일한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한때 은혜로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위기와 갈등 가운데 있습니다. 이때 우리가 할 일은 과거의 은혜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주의 분노를 거두시고 우리를 회복하소서”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인자와 진리, 의와 화평이 만나는 하나님의 나라의 비전을 마음에 품어야 합니다. 세상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나님이 다스리실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시편 85편은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며 새로운 은혜를 구하는 기도의 시편입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멈춘 듯 보일 때, 우리는 주님께 나아가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여호와여 우리를 돌이키시고 우리에게 향하신 주의 분노를 거두소서.”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인자와 진리, 의와 화평으로 우리를 회복시키시며, 좋은 것을 주셔서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실 것입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좋은 것을 주시리니 우리의 땅에 산물이 넘치리로다”(12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