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서신은 오늘날 주님의 교회를 균형 있게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서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를 보면 우리는 교리적으로나 교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모습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바울을 통하여 이를 잘 정리하였고, 교회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만일 그를 통해 서신들이 기록되지 않았다면 참과 거짓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단의 무리들이 세상을 덮고 있을 것이 분명하며, 참다운 주님의 교회는 찾아보기가 힘들 것입니다.
바울의 서신들은 대부분 교리적인 부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른 복음을 알게 하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르쳤던 것은 교리에 관한 것만이 아닙니다. 그는 실상 많은 부분에서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말하고 있고, 보다 실제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내용들을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고린도전후서와 디모데전후서 디도서와 같은 서신들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그에 대한 처신, 그리고 교회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모든 것들을 잘 정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경학자들은 이를 목회서신으로 분류합니다. 그러나 모든 성경이 개개인이나 교회에 보내진 것이고, 그 안에는 교리와 운영, 그리고 교회의 질서를 위한 각종 교훈들을 담고 있으므로 따로 분리하여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디모데 전서를 통하여 주님의 교회를 세워 가는데 도움을 얻고자하는 것입니다.
1. 왜 디모데전서를 기록하게 되었는가?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마케도니아로 떠나면서 모든 사역을 디모데에게 맡기고 떠났습니다. 본래 바울의 사역이 교회를 세우는 일(Church planting)이었으므로 그는 그곳에서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사역자였지만 모든 사역은 디모데에게 일임되었고, 그는 에베소 교회의 목회자로서 사역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순전히 바울의 권면에 의한 것이었고, 바울이 디모데에게 간청한 것으로 봐서는 디모데가 사역에 자신이 없었던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내가 마케도니아로 갈 때에 네게 간청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 명하여 다른 교리를 가르치지 못하게 하며(딤전1:3)
바울은 에베소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사정은 그리 쉬운 상황이 아니었고, 오히려 오래 지체가 될 것을 예상해서 디모데가 목회자로서 교회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를 가르쳐야만 했던 것입니다.
내가 속히 너에게 가기를 바라면서 이것을 쓰노라. 그러나 내가 오랫동안 지체하면 너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게 하려 하노니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딤전3:14-15)
디모데는 분명히 젊고 경험이 없는 목회자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를 믿음 안에서 친 아들이라고 표현할 만큼 바울의 사랑을 받는 자였습니다(딤전1:2). 바울은 당연히 디모데가 훌륭하게 주님의 일을 감당해 주기를 원했을 것이고, 그는 이러한 간절함에 디모데 전서를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늘날 많은 목회자들을 향한 목자장 되신 예수님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목양의 일들을 훌륭하게 감당하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2. 에베소 교회 안의 문제는 무엇이었는가?
문제가 없었다면 바울은 크게 고민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디모데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에베소 교회 안에 있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가 이 일들을 지혜롭게 처신하기를 원했고, 바울은 그 문제들을 기록함으로서 디모데의 사역을 도왔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모데가 에베소 교회에서 사역함에 있어서 어려운 것은 무엇입니까?
첫째로는 디모데가 매우 젊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당시 디모데의 나이가 정확히 몇 살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가 매우 젊은 목회자였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들은 목사가 되는데 나이 제한을 두어 대략 28-30세가 되어야만 목사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디모데의 나이가 이보다 더 많은지 아니면 어린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에베소 성도들이 볼 때 업신여길만한 나이였음은 분명합니다.
아무도 네 연소(年少)함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고 오직 너는 말과 행실과 사랑과 영과 믿음과 순결에서 믿는 자들의 본이 되어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면하는 것과 교리를 가르치는 것에 마음을 쏟으라(딤전4:12,13)
바울은 디모데가 에베소 성도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 지혜롭게 이 문제들을 극복해 갈 수 있는지를 가르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그의 외모나 수단, 혹은 방법을 통한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오직 목양자로서 기본적인 자세에 충실하도록 권면을 함으로서 훌륭하게 주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에베소 교회 안에는 이미 많은 거짓 교리들이 난무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실상 어느 시대, 어느 교회 안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젊은 디모데에게 있어서 그러한 것들을 분별하고 성도들을 바르게 인도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그들에 대하여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마케도니아로 갈 때에 네게 간청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 명하여 다른 교리를 가르치지 못하게 하며 꾸며낸 이야기와 끝없는 족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 이런 것들은 믿음 안에서 경건하게 세워 주기보다 도리어 논쟁을 일으키는 것이라. 그런즉 그렇게 행할지니라(딤전1:3-4)
이제 성령께서 밝히 말씀하시기를 마지막 때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유혹하는 영들과 마귀들의 교리에 주의를 기울이리라 하셨으니 이들은 위선으로 거짓말을 하며 자기 양심을 뜨거운 인두로 지진 자들이라. 이들이 혼인을 금하고 음식물을 삼가라 명령할 터이나 음식물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니 진리를 믿고 아는 자들이 감사함으로 받을 것이니라(딤전4:1-3)
만일 누가 다른 식으로 가르치고 온전한 말씀들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들과 경건에 따른 교리에 동의하지 아니하면 그는 교만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오히려 논쟁과 말다툼을 좋아하는 자니 이로써 시기와 다툼과 욕설과 악한 추측이 생기며 또 마음이 부패하고 진리가 없어 이득을 경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뚤어진 언쟁이 생기나니 너는 그러한 자들로부터 떠나라(딤전6:3-5)
오 디모데야, 속되고 헛된 말장난과 거짓되이 과학이라 불리는 것의 반론들을 피하며 네게 맡긴 것들을 지키라. 이것을 내세우던 어떤 자들이 믿음에 관하여는 잘못하였느니라. 은혜가 너와 함께 있을지어다. 아멘(딤전6:20-21)
오늘날에도 에베소 교회와 같은 모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우 논리적이고, 거짓을 진리로 가장하여 나타나는 자들이지만 실제로는 교회를 파괴하려는 자입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이러한 자들에 대하여 경계하도록 말한 것은 바로 목회자가 거짓진리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잇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는 오히려 목회자들이 먼저 거짓진리에 동조하고 교회 안으로 가져오는 일을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자신의 본분은 잃어버린 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회자는 당연히 거짓진리를 가려내서 교회로부터 분리시키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셋째로 에베소 교회는 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외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욱 많은 문제들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질서 없이 혼란스럽게 운영이 될 것이며, 거짓 진리들은 가만히 교회 안으로 들어와 교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형태로 운영이 될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전혀 형식이 없는 교회였습니다. 오직 말씀을 전하는 자만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혹 있었다 하더라도 젊은 디모데는 그들에게 전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질서있는 조직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세상의 권세들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그들에 대하여 기도할 것을 명령하고 있고(딤전2:1-2), 또한 남자와 여자의 문제를 거론하며 교회 안에서 질서에 대하여 말합니다(딤전2:9-15).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 지도자들의 위치를 확고히 함으로서 순순한 신앙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직에 대하여 말하면서 그들을 임명할 때의 기준까지도 소상하게 말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딤전3:1-13, 5:17-25). 물론 임명된 자들에게 존경하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권면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교회 안의 조직을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물론 적은 규모의 교회에서는 조직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교회 안의 질서를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교회의 규모가 더해 갈수록 그 효과를 더해 줄 것입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가 오직 말씀을 전하는 사역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직을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교회 안의 조직이 사역자가 말씀을 전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교회 안의 조직은 계급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공급받고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데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3. 왜 우리는 디모데 전서를 배워야 하는가?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공통점이라는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구원자와 주님)로 믿고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은 그들에게 다양한 은사들을 주셨고(고전12:4-12), 그들은 이제 각자 다른 은사들을 가지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서 교회는 품위 있고 질서 있게 일할 필요가 있으며(고전14:40), 그 일을 위하여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디모데 전서는 바로 그러한 균형을 잡아주는데 매우 필요한 서신입니다. 주님은 바울을 통하여 젊은 디모데에게 훌륭한 목회를 하기 위한 조언을 함으로서 오늘날 비록 노련하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목회자라 할지라도 교회 안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며, 또한 그 일을 위하여 어떤 조직이 필요한지를 설명함으로서 훌륭한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했던 것입니다.
특히 이 서신이 중요한 것은 교리적인 가르침보다는 실제적인 목회자와 성도들의 삶의 모양들을 가르침으로서 오늘날 지식으로만 주님의 교회와 성경을 이해하고자 하는 자들에게 교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론으로만 주님의 교회를 이해하고, 또한 교회 안에서 안주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명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들을 취함으로서 보다 균형 있는 교회를 세워 가는데 자신의 몫을 감당해야만 합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 안에서 얼마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교회 안에서 자신의 일들을 감당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디모데 전서를 묵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