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2장 41절, 43-54절 
“노래하는 자들 곧 아삽 자손이 백사십팔 명이요 … 느디님 사람들은 시하 자손과 하숩아 자손과 답바옷 자손과 … (이하 43~54절 참조)”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가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라 2장의 귀환자 명단 가운데 특별히 ‘노래하는 자들과 느디님 자손’에 관한 내용입니다. 귀환자들의 수가 42,360명에 이르는 가운데, 우리는 그 안에 포함된 다양한 계층과 사역자들을 보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노래하는 자들과 느디님 사람들은 비록 수적으로는 많지 않았지만, 예배 공동체의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던 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기록은 단순한 행정적 명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쓰임 받은 사람들의 신앙의 계보와 헌신의 기록인 것입니다.


에스라 2장 41절에 보면, “노래하는 자들 곧 아삽 자손이 백사십팔 명이요”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아삽의 후손들로서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명을 맡은 자들이었습니다. 아삽은 다윗 시대의 유명한 찬양 인도자요 시편의 다수 기자이기도 합니다(참조, 시 73편부터 83편까지). 역대상 25장 1절은 “다윗과 군대 장관들이 아삽과 헤만과 여두둔의 자손을 구별하여 수금과 비파와 제금으로 예언하게 하였으며…”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음악 연주가 아니라, 찬양을 통한 예언과 하나님의 말씀 선포라는 깊은 영적 사명이 부여된 것이었습니다.


이런 영광스러운 사역을 계승한 아삽 자손 148명이 바벨론의 포로지에서 돌아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귀향이 아니라, 예배 회복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성전은 무너졌지만, 찬양하는 자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입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고, 회복의 중심에는 언제나 찬양이 있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시편 22편 3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신 이시니이다.” 찬양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불러오는 통로이며, 공동체를 하나 되게 하고 믿음을 고백하는 능력의 도구입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주목할 사람들은 43절부터 54절까지 언급되는 느디님 자손입니다. “느디님”이라는 이름은 ‘주어진 자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여호수아 시대에 기브온 족속 중 이스라엘에 항복하고 생명을 보존받은 자손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수 9:17-27). 이들은 처음에는 물 긷기와 나무 패는 일을 하며 회막과 제사장들을 섬기는 자들로 지정되었고, 이후 성전 봉사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역사 속에서 섬김의 자리에서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긴 자들이었습니다.


비록 그들은 이방 출신이었고,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이었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언약 공동체 안으로 받아들이셨고, 성전의 거룩한 일에 동참하게 하셨습니다. 에스라 8장 20절에도 보면, 느디님 사람들은 레위 사람과 함께 귀환하여 성전 봉사를 위하여 부름받은 자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스라 2장에서는 무려 시하 자손 이하 33개의 가문으로 구성된 느디님 자손의 명단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들의 섬김을 잊지 않으시며, 작은 자도 귀히 여기시는 주님의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사람은 중심이 아니라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작은 자의 충성된 섬김을 귀하게 여기십니다(삼상 16:7).


오늘 우리가 이 두 집단—노래하는 자들과 느디님 사람들—을 통해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화려한 자들, 지위 높은 자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름 없이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찬양하고 섬기는 자들로 인해 세워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결코 중심에 있지 않았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중심을 이루는 자들이었습니다.


오늘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안에서 찬양대, 예배팀, 음향, 청소, 안내, 중보기도… 겉으로 보기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가장 귀중한 사역자들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 부름받았을 때, 하나님은 우리 각 사람에게 맡은 직분을 주시고, 그 자리를 통해 하나님을 섬기기를 원하십니다. 고린도전서 12장 22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몸의 지체 중 더 약하게 보이는 것들이 도리어 요긴하고…”


또한 느디님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포용성과 회복의 은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때 이방인이었고, 성전 안에서 종의 일을 했던 자들조차도 하나님의 언약 백성 안에서 인정받고, 그 이름이 영원한 하나님의 책에 기록되었다는 사실은, 오늘날 우리 이방인 출신의 성도들에게도 얼마나 큰 위로와 감동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자리가 크든 작든, 그 자리를 하나님이 주신 사명지로 여기고 충성되게 감당합시다. 노래하는 자들처럼, 예배의 영광을 회복하는 이들이 되고, 느디님 자손들처럼 낮은 자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교회를 섬기는 주님의 종이 됩시다. 우리가 주님의 교회를 섬길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 이름을 기억하시며,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에 그 이름을 기록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 (고린도전서 15:58) 이 말씀 붙들고 오늘도 맡겨진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며, 장차 하나님 나라에서 이름이 기억되는 복된 성도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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