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일깨어 그 남은 바 죽게 된 것을 굳건하게 하라
내 하나님 앞에 네 행위의 온전한 것을 찾지 못하였노니
그러므로 네가 어떻게 받았으며 어떻게 들었는지 생각하고
지키어 회개하라
만일 일깨지 아니하면 내가 도둑 같이 이르리니
어느 때에 네게 이르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
(요한계시록 3:2-3)

사데 교회는 앞서 1절에서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라는 주님의 책망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외형적으로는 교회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주님께서 보시기에는 이미 영적으로 죽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단순히 정죄하신 것이 아니라, 살아날 수 있는 길, 영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길을 명확히 제시해 주셨습니다.


첫째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일깨어 그 남은 바 죽게 된 것을 굳건하게 하라.”
여기서 “일깨어”(헬라어: γρηγόρησον, 그레고레손)는 현재 명령형입니다. 곧, 한 번 깨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베드로전서 5:8)

사데 교회는 겉으로는 여전히 살아 있는 듯 보였지만, 내적으로는 생명력을 잃고 신앙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주님은 그들의 그 ‘남은 바’ — 즉,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신앙의 흔적이라도 굳게 붙잡아 회복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지금이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둘째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하나님 앞에 네 행위의 온전한 것을 찾지 못하였노니.”
이는 단순한 외형적인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하고 충만한 믿음의 열매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괜찮아 보일 수 있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불충분하고 미달된 신앙이었습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시느니라”
(사무엘상 16:7)

셋째로, 주님은 믿음을 회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십니다:
“네가 어떻게 받았으며, 어떻게 들었는지 생각하고, 지키어 회개하라.”
이 말씀은 시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받았으며”**는 완료형으로, 과거에 받은 복음이 지금도 유효함을 의미합니다.

  • **“들었는지”**는 부정과거형으로, 그들이 복음을 명확히 듣고 받아들였던 구체적인 시점을 나타냅니다.

  • **“지키어”**는 현재 명령형으로, 지금부터라도 주님의 말씀을 삶 가운데 실천하라는 지속적인 순종을 요구합니다.

  • **“회개하라”**는 부정과거 명령형으로, 단번에 돌이키는 철저하고 확실한 회개를 의미합니다.

즉, 그들의 영적 회복은 복음으로 돌아가는 데서 시작되어야 했습니다. 진리의 말씀을 기억하고, 순종하며, 그간 무너졌던 삶을 전심으로 돌이켜야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은 후회할 것이 없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를 이루는 것이요”
(고린도후서 7:10)

넷째로, 주님은 경고하십니다.
“만일 일깨지 아니하면 내가 도둑같이 이르리니
어느 때에 네게 이르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

이 말씀은 사데가 과거에 한밤중에 적군에게 습격을 당하여 함락되었던 역사적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사데는 천연의 요새에 자리한 안전한 도시로 여겨졌으나, 자만과 방심이 결국 도시를 무너뜨린 원인이었습니다. 주님은 그와 같이 영적 방심 상태에 빠진 교회에도 동일한 심판이 임할 것임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마태복음 24:42-43)
“주의 날이 밤에 도둑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알기 때문이라”
(데살로니가전서 5:2)

주님의 이 말씀은 사데 교회를 향한 것이었지만, 동시에 오늘 우리에게도 주시는 긴급하고 간절한 음성입니다. 과거의 은혜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다시 깨어나야 하며, 복음의 말씀을 기억하고, 붙잡고, 회개하며, 주님 오실 날을 준비해야 합니다.

형식에 머무른 신앙에서 벗어나 생명 있는 믿음으로 회복되시고, 주님 앞에 온전한 행위로 서는 살아 있는 교회, 살아 있는 성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복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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