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20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두아디라 교회를 향하여 당신의 눈은 불꽃 같고 발은 빛난 주석 같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먼저 밝히셨습니다. 그 말씀이 이끄는 방향은 단순한 경고가 아닙니다. 그것은 주님의 전능하신 눈으로 교회를 꿰뚫어 보시는 분이 계시며,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을 감찰하신다는 거룩한 사실을 일깨우시는 선언이었습니다.

 

주님은 먼저 두아디라 교회의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신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참으로 귀한 칭찬입니다. 사랑이 있었고, 믿음이 흔들리지 않았으며, 서로를 향한 섬김이 있었고, 고난 속에서도 인내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주님께서는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고 있었음을 인정하셨습니다. 얼마나 따뜻한 말씀입니까. 우리 역시 주님의 교회 안에서 이렇게 날마다 성숙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나 그 칭찬에 이어 곧바로 이어지는 말씀은 너무나 엄중합니다.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그것은 다름 아닌, 자칭 선지자라 하는 이세벨을 교회 안에 용납한 일이었습니다. 주님은 그 여인을 지적하십니다. 단순히 외부에서 잘못된 교훈이 유입된 것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심지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자신을 포장한 자가 성도들을 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세벨이라는 이름은 단지 상징적 호칭이 아닙니다. 구약의 역사 속에서 이세벨은 이스라엘의 왕 아합의 아내로, 바알과 아세라 숭배를 이스라엘 전역에 퍼뜨린 여인입니다. 그녀는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선지자들을 박해하였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의인을 죽였으며, 바알 선지자 850명을 불러 모아 거짓을 가르쳤던 자입니다. 결국 그녀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개들에게 그 시체가 찢겨지는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열왕기하 9:30-37 참조). 이 이름을 예수님께서 굳이 언급하신 이유는, 두아디라 교회 안에 그러한 영향력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고 교회를 타락시키는 세속적이고 음란한 영이 들어와 있었음을 지적하시는 것입니다.

 

그녀는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행음'은 단지 육적인 음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인 타락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과의 순결한 언약관계를 깨뜨리고, 다른 신을 섬기며, 세상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세벨의 교훈은 분명히 이렇게 속삭였을 것입니다. “세상과 교회는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어야 현실을 살아갈 수 있지 않느냐. 직장을 잃을 수는 없지 않느냐. 우상의 제사 음식 정도는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나님은 이해하실 것이다.”

 

하지만 주님은 그것을 꾀는 것이라 표현하셨습니다.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여기서 '꾀어'라는 표현은 사탄이 하와를 유혹했던 방식과 동일합니다. 진리에 대한 모호함을 만들고, 죄를 합리화하며, 거룩을 타협시키는 전략입니다. 그것은 진리와 거짓이 섞인 교묘한 가르침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예언자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교회를 무너뜨리는 독이었고, 영혼을 죽이는 사술이었습니다.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였다는 표현은 구체적으로 당시 상업 조합과 관련된 관습을 말합니다. 당시 두아디라는 무역과 직공 조합이 매우 활발하였고, 대부분 조합은 자신들의 수호신에게 제사를 드리며 그 자리에서 고기와 술을 먹고 음란한 연회를 열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고,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타협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아무리 생계가 어려워도, 아무리 불이익이 크다 해도, 하나님 앞에서의 거룩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어떠합니까? 세상과 섞이기를 원하고, 대중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불편한 진리는 가리고, 듣기 좋은 말만 골라 전하려는 풍조가 있지는 않습니까?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로마서 12:2). 이 말씀은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교회에게 주시는 명령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세우셨고, 교회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시려 하십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오염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가장 아파하시고 분노하십니다. 교회는 진리의 기둥이요, 진리의 등대입니다. 이 등대가 거짓으로 덮이면, 영혼들이 길을 잃고 바다에서 난파당하게 됩니다. 주님은 이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주님은 책망과 함께 언제나 회복의 길을 제시하십니다. 뒤이어 나오는 말씀에서 회개할 기회를 주었다고 말씀하십니다(요한계시록 2:21). 주님은 심판 이전에 항상 자비로 초대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진리로 돌아오기를 원하시며, 다시 거룩의 길로 걷기를 원하십니다. 이세벨을 향한 책망도, 두아디라 교회를 향한 경고도, 다 그 사랑의 연장선에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 각자는 주님 앞에 서야 할 날이 있습니다. 그날에 우리 교회가, 우리 개인이 이세벨을 용납하지 않았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우리는 말씀 앞에 서야 하며, 성령의 검에 우리의 영과 혼을 비추어 보아야 합니다. 혹시 나도 모르게 이세벨의 교훈을 따르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세상과의 타협을 지혜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말씀은 말씀으로만 분별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주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것을 기준 삼아 살아야 합니다. 교회는 사람의 말이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다스리는 곳이어야 합니다. 어떤 감동적인 말도, 어떤 유익한 제안도, 하나님의 말씀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나의 가정, 나의 교회 안에 이세벨의 그림자가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거짓을 용납하지 않고 진리를 지키는 교회, 타협하지 않고 거룩함을 붙드는 교회, 주님의 말씀 앞에 날마다 무릎 꿇는 성도그들이 바로 주님이 찾으시는 참된 교회요, 칭찬받는 교회입니다. 이세벨의 교훈을 용납하지 않는 순결한 교회로 세워주소서.” 이러한 마음으로 이 시대 속에서도 진리로 선포하며 주님 앞에 바로 서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 사단의 회와 참된 하나님의 백성(요한계시록 3:9) 이진천 2025-03-24
37 주님께서 여신 열린 문(요한계시록 3:7-8) 이진천 2025-03-24
36 생명책에 기록된 이름(요한계시록 3:4-5) 이진천 2025-03-24
35 내가 도둑 같이 이르리니(요한계시록 3:2-3) 이진천 2025-03-24
34 이름은 살았으나 실상은 죽은 교회(요한계시록 3:1) 이진천 2025-03-24
33 충성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보상(요한계시록 2:26-28) 이진천 2025-03-24
32 너희에게 있는 것을 굳게 잡으라(요한계시록 2:24-25) 이진천 2025-03-24
31 회개할 기회(요한계시록 2:21-23) 이진천 2025-03-24
» 거짓을 용납한 교회를 향한 주님의 책망(요한계시록 2:20) 이진천 2025-03-24
29 인내하는 자를 칭찬하시는 주님(요한계시록 2:18-19) 이진천 2025-03-24
28 승리자에게 주시는 하늘의 은혜(요한계시록 2:17) 이진천 2025-03-24
27 입의 검으로 심판하시는 주님(요한계시록 2:16) 이진천 2025-03-24
26 타협을 경계하라(요한계시록 2:14-15) 이진천 2025-03-24
25 주님을 굳게 붙든 믿음(요한계시록 2:12-13) 이진천 2025-03-24
24 죽도록 충성하라(요한계시록 2:10–11) 이진천 2025-03-23
23 사단의 회를 분별하라(요한계시록 2:9) 이진천 2025-03-23
22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요한계시록 2:8) 이진천 2025-03-23
21 성령의 음성을 듣고 이기는 자가 되라(요한계시록 2:7) 이진천 2025-03-23
20 니골라당의 정체와 교훈(요한계시록 2:6) 이진천 2025-03-23
19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요한계시록 2:4–5) 이진천 202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