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
(요한계시록 2:20)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두아디라 교회를 향하여 그들의 믿음과 사랑, 섬김과 인내를 인정하시며 칭찬하셨지만, 동시에 매우 엄중한 책망도 내리셨습니다. 그 이유는 두아디라 교회가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용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개인 한 사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 침투한 거짓 가르침과 그 영향력에 대한 경고입니다.

당시 초대교회는 예언의 은사를 가진 이들을 매우 귀히 여겼습니다. 실제로 여선지자들도 존재하였고(참조, 눅 2:36-38; 행 21:9; 고전 11:5),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고 전하는 일을 감당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선지자가 참된 자는 아니었으며, 교회는 그들을 분별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너희는 영들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라”
(요한일서 4:1)

두아디라 교회 안의 이세벨은 자신을 선지자라 자처하며 영적 권위를 주장하였고, 실제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정체는 이름에서 이미 드러납니다. ‘이세벨’은 구약에 나오는 악명 높은 여왕으로, 시돈 왕 엣바알의 딸이자 이스라엘 왕 아합의 아내였습니다.

“그가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아내로 삼고 가서 바알을 섬겨 예배하고”
(열왕기상 16:31)

이세벨은 바알 선지자 850명을 지원하며 우상 숭배를 장려하고, 나봇을 죽이고 포도원을 빼앗는 악행을 저질렀으며,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자였습니다(왕상 18:13, 21장 참조). 이처럼 두아디라의 ‘이세벨’도 교회 안에서 경건을 가장하여 우상 숭배와 타협을 퍼뜨리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가장 두드러진 악행은, 성도들을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음’은 단지 육체적인 음란을 넘어서, 하나님을 떠나 다른 신과 결합하는 영적 간음, 곧 우상 숭배를 의미합니다.

“너는 음녀와 같아서 네 하나님을 떠나고 사랑하는 자들과 더불어 간음하였도다”
(에스겔 16:30)

그녀는 당시 사회 구조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던 **상업 조합들(guilds)**과 연관된 제사의식과 음란한 연희에 참여하는 것을 정당화하였습니다. 당시 조합에 소속된 자들은 조합의 수호신에게 제사하고, 그 자리에서 우상의 제물을 먹으며, 성적인 타락이 포함된 종교적 의식에도 참여하였습니다. 이세벨은 이러한 참여를 가리켜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괜찮다”, “성령의 보호 아래 있으니 죄가 되지 않는다”고 가르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녀의 가르침은 매우 현실적이며 타협적이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상의 관습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예수님의 권위보다 세상의 권위를 더 우위에 두는 실용주의적 신앙, 세속화된 복음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단호히 책망하신 이유입니다.


이러한 이세벨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신앙과 세상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불편한 진리를 피하고, 손해 보지 않기 위해 하나님의 기준을 내려놓는 모습이 교회 안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2)

세상의 방식은 때로 편리하고 유익해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은 영원한 생명과 거룩함을 파괴하는 독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지만,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하늘의 법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느니라”
(요한복음 15:19)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 안에 거짓된 가르침이 들어왔을 때, 그것을 분별하고 단호히 대적해야 합니다. 또한 내 삶 속에서 신앙과 세속이 뒤섞여 있는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회개하고 돌이켜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눈이 불꽃 같으시며, 모든 중심을 감찰하시고, 거룩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오늘도 말씀으로 우리를 다듬고 계십니다.


주님의 교회를 어지럽히는 이세벨의 교훈을 단호히 거부하고, 끝까지 순결한 신앙을 지키는 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직 예수님의 말씀만을 기준 삼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복된 삶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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