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 (요한계시록 2:10–11)


서머나 교회는 박해와 고난 가운데서도 신실함을 지킨 교회로, 주님으로부터 책망이 없는 유일한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그 신실함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그들이 앞으로 더 큰 고난을 맞이하게 될 것을 미리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경고가 아니라, 준비시키기 위한 사랑의 예언이며,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믿음을 지킬 것을 권면하시는 주님의 음성입니다.


주님은 먼저 말씀하십니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여기서 ‘마귀’는 단지 상징적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로마 제국의 박해정책에 앞장섰던 자들, 특히 유대인들 중에서 로마 권력과 결탁하여 기독교인을 고발하고 억압하던 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시기와 질투로 교회를 해하고, 신실한 성도들을 ‘옥’에 넘기며 핍박했습니다. 이 ‘옥’은 단순한 구금 장소가 아니라, 그 시대에는 심문과 고문, 그리고 결국 사형을 앞둔 대기 장소였습니다. 그러므로 ‘옥에 던진다’는 말은 곧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십일 동안의 환난’은 환난이 실제로 올 것이며, 결코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알려주면서도, 그 기간이 제한되어 있음을 동시에 암시합니다. ‘10’이라는 수는 성경에서 완전수로 자주 사용되며, 때로는 짧고 정해진 기간을 상징하기도 합니다(참조: 느헤미야 4:12, 이사야 26:20, 고린도후서 4:17). 즉, 주님께서는 그 고난이 반드시 끝이 있으며,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심으로, 성도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은 고난 자체보다, 고난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주님은 바로 그 두려움을 이기라고 하십니다. 고린도후서 4장 17–18절에서도 바울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라고 고백하며, 믿음의 시선을 영원한 세계에 두라고 권면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이 말씀은 그저 어려움 중에 참고 견디라는 수준이 아닙니다. ‘죽도록 충성하라’는 말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일지라도 신앙을 포기하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빌립보서 2장 8절에서 바울은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고 하며, 그분의 순종을 본받으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서머나 교회에게 요구하신 충성은, 바로 그런 절대적 충성과 헌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충성의 끝에는 주님께서 친히 주시는 상급이 있습니다. “생명의 면류관”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생명의’는 단순한 소유격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가 면류관이라는 동격적 표현입니다. 다시 말해, 충성하는 자에게는 죽음을 이긴 영원한 생명 자체가 상급으로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9장 25절, 디모데후서 4장 8절, 야고보서 1장 12절에서도 이 면류관은 신실한 자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스러운 보상으로 언급됩니다.


그리고 주님은 덧붙여 또 하나의 확실한 약속을 주십니다.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하리라.”
여기서 ‘둘째 사망’은 요한계시록 20장 14절과 21장 8절에서 밝혀진 것처럼, 지옥의 형벌, 곧 하나님과의 영원한 단절을 의미합니다. 신실한 자들은 첫 번째 육신의 죽음은 맞이할 수 있어도, 둘째 사망의 해는 받지 않는다는 말씀은, 이 세상에서의 고난과 죽음이 결코 최종적 심판이 아님을 가르쳐 주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마태복음 10장 28절에서도 예수님은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이를 두려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진정한 두려움은 세상이 아닌 하나님께로 향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서머나 교회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끝까지 충성한 믿음의 공동체였습니다. 주님은 그들의 고난을 아셨고, 그 고난을 통해 진정한 믿음의 정결함을 드러내고자 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삶의 다양한 고난과 시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주님의 이 말씀을 붙드십시오.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그리고 끝까지 이기는 자에게는 결코 둘째 사망의 해가 없으리라는 이 놀라운 약속을 가슴에 새기십시오. 주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며, 그분의 말씀을 따라 충성하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과 승리의 영광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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