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 (요한계시록 2:7)

주님께서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 각각에 말씀을 전하신 후 동일한 문구로 말씀을 맺으십니다. 그것은 바로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라는 표현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결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의 메시지 전체를 받아들이는 핵심적 태도를 요구하는 강한 호소이며, 성령께서 지금도 교회에 살아 역사하고 계심을 밝히 드러내는 선언입니다.

이 표현은 복음서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님의 친히 하신 말씀입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마태복음 11:15; 13:9; 마가복음 4:9; 누가복음 8:8)라는 구절들은 주님의 말씀이 단지 귀로 듣고 흘려보내는 말씀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 변화되어야 할 생명의 말씀임을 강조합니다. 곧 이 말씀의 발화자는 다름 아닌 주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시며, 이 메시지를 통해 그분의 영, 곧 성령께서 오늘도 교회들에게 말씀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성령’(헬라어: πνεῦμα, 프뉴마)은 요한복음 16장 7절과 로마서 8장 9절에서 밝혀진 것처럼, 곧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십니다. 즉 주님께서 당신의 영을 통해 지금도 교회들과 교통하시며, 그분의 뜻을 계시하고 계십니다. 또한 이 말씀은 각 교회에게 주신 편지의 결말 부분에서 동일하게 반복됩니다(요계 2:11, 17, 29; 3:6, 13, 22). 이는 단지 각 교회만을 위한 말씀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보편적이고 영원한 권면임을 뜻합니다.

주님께서는 이어서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놀라운 약속을 덧붙이십니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 여기서 ‘이기는 자’(헬라어: τῷ νικῶντι)는 단순히 외적인 승리를 거둔 자가 아니라, 영적 전쟁 가운데 믿음을 굳게 지키며 어떤 유혹과 시련 앞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신실한 성도를 가리킵니다. 누가복음 11장 22절, 로마서 3장 4절 등에서도 이기는 자는 하나님 편에 서서 끝까지 견디는 자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표현을 순교자에게 국한하여 보기도 하지만, 본문의 문맥상으로는 모든 믿음의 경주를 충실히 감당한 자들을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주님은 이기는 자에게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먹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낙원’(헬라어: 파라데이소스, παράδεισος)은 본래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된 외래어로 ‘아름답게 가꿔진 동산’ 또는 ‘정원’을 뜻합니다. 이는 곧 창세기 2장에서 등장하는 에덴동산을 상기시켜 주며, 요한계시록 22장에 묘사된 새 하늘과 새 땅의 회복된 낙원을 암시합니다.

‘생명나무’는 단지 상징적 표현이 아니라, 영생의 진리를 나타내며 하나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존재로서의 본질을 나타냅니다. 요한계시록 22장 2절에서 생명나무는 하나님 보좌로부터 흘러나오는 생명수 강가에 위치해 있으며, 그 열매는 열두 달마다 결실하고, 그 잎사귀는 만국을 치료한다고 하였습니다. 곧 이는 죄와 죽음, 고난이 없는 완전한 회복의 상태를 의미하며, 하나님과의 완전한 교제 안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을 상징합니다.

주님은 타락한 인간으로 인해 잃어버렸던 낙원을 이제 당신 안에서 회복하시고, 신실한 성도들에게 다시 그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보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실질적인 복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누가복음 23장 43절에서 주님께서 강도에게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신 그 말씀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기는 자에게만 약속된 이 생명나무의 열매를 바라보며, 우리는 끝까지 믿음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신앙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더욱 깨어 있어야 하며, 성령께서 교회들에게 말씀하시는 그 음성에 날마다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잃어버린 신앙, 진리를 타협하는 신앙, 외형만 남은 신앙에서 벗어나, 처음 사랑을 회복하고 이기는 자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지금도 말씀하십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오늘 이 말씀을 듣는 저와 여러분 모두가 그 말씀에 반응하며, 오직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소망하며 승리의 길을 걸어가는 복된 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