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본 것은 내 오른손에 있는 일곱 별의 비밀과 또 일곱 금촛대라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니라” (요한계시록 1:20)
주님께서는 환상 가운데 사도 요한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오른손에 들린 일곱 별과 그 주변에 놓인 일곱 금촛대에 대한 놀라운 비밀을 밝혀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단지 상징적 환상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교회를 향한 주님의 깊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보호하심을 드러내는 귀한 계시입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라고 하시며 ‘별’이 가리키는 바를 분명히 해주셨습니다. 여기서 ‘사자(使者, 헬라어: ἄγγελος, 앙겔로스)’라는 단어는 본래 ‘보냄을 받은 자’라는 뜻으로, 천사 또는 전달자를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여러 해석이 존재하지만, 요한계시록 전체에서 교회와 천사와의 관계가 빈번히 언급된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이 ‘사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각 교회를 위해 세우신 하늘의 천사들, 곧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하나님의 사자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마태복음 18장 10절에서도 “저희 천사들이 하늘에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항상 뵈옵느니라” 하신 말씀은, 어린 자들과 성도들을 위한 천사들의 사역을 보여줍니다. 또한 사도행전 12장 15절에서도 천사의 실재와 활동이 묘사됩니다.
주님의 오른손에 붙들린 이 천사들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권세와 보존하심 가운데 있습니다. 주님은 당신을 믿고 의지하는 교회 공동체를 하늘의 사자를 통해 보호하시며, 그 믿음의 공동체를 친히 인도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교회 역시 동일하게 주님의 손에 붙들려 있다는 확신을 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어서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니라”고 말씀하심으로, ‘금촛대’의 의미를 해석해주셨습니다. 촛대는 빛을 비추는 도구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이 세상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마태복음 5:14)라고 하신 말씀처럼, 교회는 어둠 속에 진리의 빛을 밝히는 사명을 지닌 공동체입니다. 또한 빌립보서 2장 15절에서도 “세상에서 그들 가운데 빛들로 나타내며”라고 하여, 성도 개개인이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야 할 책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명을 예수님께서 친히 해주신 이유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었습니다. 요한계시록이 기록될 당시, 초대교회는 로마 제국의 박해 아래에서 심한 고통과 시험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교회가 하늘의 보호 아래 있으며, 그 손에 붙들린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시고자 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4장 1~3절에서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라는 말씀처럼, 주님은 그 백성에게 언제나 위로와 소망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본문에서는 ‘비밀(μυστήριον, 뮈스테리온)’이라는 표현이 사용됩니다. 이 단어는 단순한 신비로움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지식과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계시적 진리를 의미합니다. 초대 교회 당시 밀교(密敎)에서 이 단어는 구성원에게만 알려지는 깊은 교리를 의미했는데, 성경에서도 이 개념이 적용되어, 오직 주님의 품 안에 거하는 자들만이 알 수 있는 깊은 진리, 곧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계시된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속한 자들에게 이 비밀을 깨우쳐 주심으로, 올바른 신앙과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십니다. 요한계시록 전체를 통해 우리는 교회의 비밀뿐 아니라 장차 있을 환난(계 10:7), 음녀(계 17:5), 짐승(계 17:7)과 같은 마지막 시대의 여러 계시된 비밀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날마다 주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성령의 조명을 간구해야 합니다. 요한복음 14장 26절에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하신 것처럼, 성령께서 우리에게 하늘의 비밀을 깨닫게 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오른손에 붙들린 교회는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교회는 주님의 빛을 비추는 촛대이며, 주님의 천사들은 오늘도 교회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놀라운 비밀 안에 참여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더욱 거룩함과 진리 안에 거하며, 주님이 맡기신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복된 주님의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