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산상수훈 가운데 가르치신 참된 기도의 자세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이며, 믿음의 사람에게 있어 생명과 같은 신앙의 호흡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단순히 기도를 하라는 말씀을 넘어서, 어떤 마음으로, 어떤 태도로 기도해야 하는지를 강조하셨습니다.


1. 외식하는 자의 기도 –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기도 (6:5)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또 너희는 기도할 때 외식하는 자와 같이 하지 말라.
그들은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들은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마 6:5)

이 말씀은 공적인 장소에서 기도하는 것을 금하신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는 솔로몬의 성전 기도(대하 6장), 초대교회의 공중 기도(행 4:24-31) 등이 정당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정죄하신 것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의도, 곧 과시하는 기도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회당이나 시장 어귀에서 일부러 서서 기도하며,
그들의 경건함을 드러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도는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칭찬이 그들의 전부인 보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2.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기도의 자세 – 은밀한 기도 (6:6)

주님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 6:6)

이 말씀은 물리적인 장소로서 반드시 골방을 마련하라는 뜻이 아니라,
기도의 본질과 태도, 즉 하나님만 바라보는 은밀하고 겸손한 마음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종교인들은 기도의 외형보다, 기도를 통한 칭찬과 명성에 더 마음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기도는 하나님과 나 사이의 깊은 사귐이어야 합니다.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도 보시는 하나님께 집중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가
참된 기도입니다.

우리도 가능한 한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따로 마련하여,
세상의 소리보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기도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3. 이방인의 기도 – 중언부언하지 말라 (6:7-8)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그들을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마 6:7-8)

이방인들의 기도는 마치 주문처럼 많이 말하고, 반복해서 외치면 신이 들어주실 것이라는 생각에 근거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의 말수나 외적인 열정에 감동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성경에서 위대한 기도를 드린 인물들—모세, 엘리야, 솔로몬, 히스기야, 스데반—
그들의 기도는 짧고도 간결하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실된 간구였습니다.

기도는 말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입니다.
입술이 아니라 영혼의 중심에서 드려지는 기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드려지는 기도가
하나님 앞에서 참된 능력을 갖게 됩니다(롬 8:26).


4. 왜 하나님 앞에서는 중언부언할 필요가 없는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때로 많은 말로 우리의 형편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너희가 구하기 전에, 이미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신다.”

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하나님은 우리의 사정, 형편, 눈물, 고통, 필요를 이미 알고 계시며,
우리가 부르기 전부터 응답을 준비하고 계시는 자비로운 아버지이십니다(사 65:24).

그렇기에 기도는 설득이 아니라 신뢰, 설명이 아니라 고백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무언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히 간구하며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맞춰가는 영적인 순종의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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