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5장 33–37절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말씀하신 교훈 가운데 함께 묵상할 내용은 “맹세하지 말라”는 주제입니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헛맹세를 하지 말고 네 맹세한 것을 주께 지키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라…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가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 5:33–37).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있는 말과 태도의 진실성을 다루시는 매우 실천적인 가르침입니다. 오늘날의 사회는 말이 가볍고, 약속이 무너지고, 책임지지 않는 언어가 만연한 시대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의 자녀답게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할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사회에서는 맹세가 일상적으로 행해졌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거나, 성전이나 하늘, 땅 등을 근거로 맹세하면서 그 말의 신뢰도를 높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진실함보다 외식적인 태도가 숨어 있었습니다. 본래 구약의 율법에서는 맹세 자체를 금하지는 않았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를 섬기며 그의 이름으로 맹세할 것이니라”(신 6:13)와 같은 말씀을 통해, 맹세는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고 엄숙한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철저히 진실과 책임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예수님 당시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맹세가 하나의 언어 수단이 되어버렸고, 이 맹세를 통해 오히려 거짓과 기만이 정당화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맹세의 본질을 회복시키고자 하셨습니다. 그분은 단순히 “맹세하지 말라”는 외적 금지를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언어 자체가 진실해야 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는 이 구절은 말에 있어서 그 어떤 과장이나 미사여구도 필요 없으며, 그 자체로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직한 삶을 살라는 주님의 요청입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인의 말은 맹세 없이도 신뢰를 줄 수 있는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전 존재의 진실성에 관한 말씀입니다. 우리의 말은 우리의 인격을 반영하며, 우리가 진리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지의 여부를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민 23:19)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거짓이 없으시며 변함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그분의 자녀라면, 그분의 성품을 닮아 우리의 말과 삶도 진실해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진실한 삶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첫째, 말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거짓말하는 입술은 여호와께 미움을 받아도, 진실하게 행하는 자는 그의 기쁨이 되느니라”(잠 12:22)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진실한 자를 기뻐하십니다.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며,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둘째, 맹세 없이도 신뢰받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언어는 일관되고 정직해야 하며, 사람들이 우리의 말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람 앞에서는 거짓을 숨길 수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너희가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레 19:2)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자녀는 언어와 삶에서도 거룩함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약하기에 항상 진실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넷째,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라”(요 16:13)고 하셨습니다. 성령은 진리의 영이시며, 우리 안에 거하시며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이끄시는 분입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을 때 우리는 말과 행동에서 진실함을 유지할 수 있고, 세상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직한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지 맹세를 하지 말라는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너희의 언어와 삶이 거룩하고 진실하라”는 부르심입니다. 맹세 없이도 믿을 수 있는 삶, 말에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삶, 사람 앞에서도 하나님 앞에서도 진실하게 살아가는 삶—그것이 오늘 우리가 붙잡아야 할 삶의 태도입니다.


우리의 말과 태도 속에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이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누군가 우리의 말을 듣고 “저 사람은 신뢰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말로 증명되는 순간입니다. 거짓과 위선이 만연한 세상 속에서, 진리의 빛을 비추며 살아가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언어가 곧 예배가 되며, 우리의 정직이 곧 복음의 증거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주께서 기뻐하시는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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