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5장 9절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마태복음 5:9)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을 통해 복 있는 자의 삶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여덟 번째 복은 “화평케 하는 자”에 관한 것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외적인 평화나 분쟁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 즉 하늘의 평화를 이 땅 가운데 이루는 자의 삶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땅은 분열과 다툼,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 속에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가운데에서 화평을 이루는 자에게 복이 있음을 선언하십니다.
성경이 말하는 화평은 단순한 감정적 평온이 아닙니다. 히브리어 '샬롬'이라는 말이 그렇듯, 이는 전인격적인 조화와 건강, 관계의 회복,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올바른 관계를 포함한 더 깊은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 샬롬이 회복되기를 원하십니다. 죄로 인해 깨어졌던 질서와 관계가 회복되는 것, 그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화목을 이룬 자입니다. 로마서 5장 1절은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원수되었던 관계에서 화평을 얻게 되었고, 이제는 그 평화를 이 세상에 전하는 자로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과 화목한 자가 되어야 비로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평케 하는 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첫째, 그는 예수님을 닮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에베소서 2장 14절은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막힌 담을 허무셨습니다. 예수님은 원수된 자들조차도 자신과 화해시키셨고, 이방인과 유대인을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단지 갈등을 회피하거나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리 안에서의 화해, 사랑 안에서의 회복을 이루시는 적극적인 평화였습니다. 우리도 그분을 따르는 제자로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자, 때로는 희생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화해와 회복을 추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화평케 하는 자는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입니다. 마태복음 5장 5절에서 예수님은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온유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않고, 이해하려 하고, 갈등이 일어날 때에도 참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갈라디아서 5장 22절에서도 성령의 열매 가운데 화평과 온유가 함께 언급됩니다. 이는 성령께서 역사하실 때, 우리 안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열매입니다. 화평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서 가능한 것입니다.
셋째, 화평케 하는 자는 용서하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에베소서 4장 32절은 말합니다.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용서 없이는 결코 진정한 화평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 주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용서를 통해 깨어졌던 관계는 회복되고, 하나님의 샬롬이 그 자리에 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고난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길을 ‘복 있는 자의 길’이라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린다는 말은 단지 칭호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하나님을 닮았고, 하나님의 본성을 드러내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요한복음 1장 12절은 말씀합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화평케 하는 자는 그 삶 자체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화평케 하는 자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사람입니다. 마태복음 5장 16절에서 예수님은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분열과 다툼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그 속에서 화평을 이루며 살아가는 성도의 삶은 세상에 하나님의 빛을 비추는 통로가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정 안에서, 교회 안에서, 직장과 사회에서 먼저 화평을 이루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툼을 피하고, 오해를 풀고,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과 용서로 관계를 회복하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이 말씀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무엇인지 분명히 가르쳐 줍니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는 자라면, 화평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하며, 그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고 그분의 나라가 확장됩니다. 오늘도 주님의 평화가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고, 우리가 가는 곳마다 화평이 흐르는 복된 삶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