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너희는 만질 수 있고 불이 붙는 산과 침침함과 흑암과 폭풍과

19 나팔 소리와 말하는 소리가 있는 곳에 이른 것이 아니라 그 소리를 듣는 자들은 더 말씀하지 아니하시기를 구하였으니

20 이는 짐승이라도 그 산에 들어가면 돌로 침을 당하리라 하신 명령을 그들이 견디지 못함이라

21 그 보이는 바가 이렇듯 무섭기로 모세도 이르되 내가 심히 두렵고 떨린다 하였느니라

22 그러나 너희가 이른 곳은 시온 산과 살아 계신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과 천만 천사와

23 하늘에 기록된 장자들의 모임과 교회와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과 및 온전하게 된 의인의 영들과

24 새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와 및 아벨의 피보다 더 나은 것을 말하는 뿌린 피니라

 

본문에서 우리는 두 개의 산, 시내산과 시온산을 비교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새로운 은혜의 시대를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본문 18-21절은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을 때의 공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내산은 실제로 존재하는 산이었으며, 그곳에서 하나님께서는 불붙는 산, 우레와 폭풍, 나팔 소리와 말하는 소리와 같은 감각적 현상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19:16-19; 4:11). 이러한 하나님의 나타나심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위엄을 드러내는 것이었으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모세를 중보자로 내세우기를 원했습니다(20:19; 5:23-24).

 

이와 같이, 구약에서의 하나님은 죄인들에게 가까이할 수 없는 거룩한 존재로 인식되었습니다. 인간은 죄로 인해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떨 수밖에 없었으며, 누구라도 그 거룩한 영역에 함부로 다가가면 죽음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19:13). 심지어 모세조차도 하나님의 위엄 앞에서 두려움에 떨었습니다(9:19). 따라서 구약의 하나님은 사랑과 은혜보다는 거룩과 심판의 하나님으로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신약의 성도들이 이른 곳은 시내산이 아니라 시온산과 살아 계신 하나님의 도성, 하늘의 예루살렘입니다(12:22). 시온산은 예루살렘의 한 언덕이지만,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백성이 거하는 거룩한 집으로 상징됩니다(1:5; 14:1, 21:2). 이곳은 두려움이 아닌 생명과 기쁨이 넘치는 곳이며, 하나님께서 친히 통치하시는 곳입니다. 신약 성도들은 단순히 물리적인 장소가 아닌 영적인 시온산에 도달하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이미 하나님의 나라에 속한 존재이며, 하늘의 질서와 은혜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 살지만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으며(3:20), 영원한 본향을 사모하며 살아가야 합니다(11:16).

 

본문 22-23절에서는 하늘의 예루살렘에 거하는 존재들을 설명합니다. 그곳에는 천만 천사들과 하늘에 기록된 장자들의 총회와 교회,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 그리고 온전하게 된 의인의 영들이 있습니다. 천사들은 하나님의 보좌를 지키며 성도들을 영접하는 존재이며(33:2; 68:17), 장자들의 총회와 교회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 성도들을 가리킵니다(4:22; 10:20). 또한, 온전하게 된 의인들은 믿음을 지키고 천국의 상속자가 된 성도들을 의미합니다(11:40). 이러한 존재들이 함께 모여 기쁨의 잔치를 나누는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으로 인해 율법이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율법 아래에서는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했지만,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문 24절은 우리가 하나님의 심판에서 벗어나게 된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새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와 아벨의 피보다 더 나은 뿌린 피때문입니다. 아벨의 피는 원수를 갚아달라는 호소를 하였으나(4:10),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인류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며 죄를 사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26:28; 6:53-56). 예수님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더 이상 시내산의 두려움 속에 있지 않습니다. 율법 아래에서는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없었지만, 이제 우리는 자유롭게 하나님께 나아가 교제할 수 있습니다(2:14). 예수님은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죄의 장벽을 허물어 버리시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셨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시내산의 두려움 아래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시온산, 하늘의 예루살렘에 속한 자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두려움에서 은혜로 옮겨 주셨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를 새롭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을 살아가지만, 하늘 시민으로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믿음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누릴 수 있으며, 장차 하늘의 예루살렘에서 영원한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버리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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