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하지 말라(롬14:1-4)

1 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

2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믿음이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느니라

3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

4 남의 하인을 비판하는 너는 누구냐 그가 서 있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자기 주인에게 있으매 그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그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라

어느 교회나 믿음이 강한 성도와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섬기는 과정에서 생각이 같을 수 없고, 또한 행동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바울은 많은 차이가운데 음식문제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당시에 로마교회 안에서 음식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음식문제는 모든 종교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금욕적인 생활을 요구하며, 그것이 마치 믿음이 있는 것으로 포장되어 가르칩니다.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섞여있는 로마에서 이러한 문제가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 문제에 대하여 비교적 명쾌하게 정리합니다.

바울이 제시하는 분명한 답은 채소만 먹는 이들을 향해 믿음이 연약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종교는 금욕적 생활을 하는 이들이 믿음이 강한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교회 안에 채소만 먹는 자들을 향해 믿음이 연약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하여는 이미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해답을 내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구약에서도 이미 노아의 홍수 이후로 육식을 하는 것이 허용된 바 있으며(창9:3;레11:3,21,22), 신약에 이르러서도 하나님께서 모든 음식을 깨끗하다고 규정한 바가 있습니다(행10:12-16;고전8:8).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에 있는 많은 성도들이 오직 채소를 먹는 것을 고집하고 있으며, 그것을 본 바울은 그들을 향해 믿음이 연약한 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가르침은 비록 그들이 채소를 먹는 것을 고집하고 믿음이 연약한 상태에 놓인 자들이지만 그들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에 대하여 비판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물론 채소만 먹는 자들을 향해서도 역시 비판하지 말 것을 권면합니다. 이처럼 음식을 먹는 일들에 대하여 관대함을 보이는 이유는 그것이 복음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울의 눈으로 볼 때 채소만 먹는 자들이 매우 어리석으며, 믿음이 연약한 자임에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비판하지 말고 품음으로서 그들의 믿음이 강해질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비판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금지된 것입니다. 예수님도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눅6:37)라고 경고하신 바가 있습니다. 모든 일에 대하여 심판은 오직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만일 다른 이들에 대하여 비판하고 잇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됩니다. 비록 우리의 시선으로 볼 때 부족해 보일지라도 그들을 마음으로 품고 기도하는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바울은 특별히 남의 하인을 비판하지 말 것을 권면합니다. 여기서 하인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지만 그 대상이 누구이든 간에 자신의 소유 범위가 아닌 다른 이들의 문제에 관하여 비판하는 행위는 그 자체가 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는 주의 종에 대하여 비판하는 행위로 이해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주의 종은 그 소유가 사람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일을 맡은 자들에 대하여 너무 쉽게 판단합니다. 심지어 자질의 문제를 노하면서 모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들을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물론 주인의 수하에 있는 종들이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아닌 것처럼 그들이 모두 탁월한 종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주의 부르심에 응답한 자들이며, 또한 그들은 주님의 명령을 따라 움직이는 자들입니다. 그들에 대하여 판단하고, 또한 비판을 한다면 그것은 곧 하나님을 향하여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비판은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