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히 거하며 두려움이 없으리라(잠언 1:33)
“오직 나를 듣는 자는 안전히 거하며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평안하리라”
이 한 절은 매우 짧지만, 잠언 전체의 방향을 결정짓는 말씀이며, 앞에 나왔던 모든 경고와 책망을 품고 마침내 소망으로 열어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심판보다 구원을 원하시고, 경고보다 회복을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잠언 1장은 두려움으로 끝나지 않고, 평안이라는 약속으로 마무리됩니다.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직 나를 듣는 자는.” 이 말씀 속에 선택의 분명함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억지로 순종시키지 않으시고, 대신 길을 보여 주십니다. 앞선 말씀에서 하나님은 부르셨고, 책망하셨으며, 경고하셨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남는 것은 한 가지 질문입니다. “너는 들을 것인가?” 지혜를 따르는 자의 삶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의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의 삶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나를 듣는 자는 안전히 거하며.” 여기서 ‘안전’이라는 말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삶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경적 안전은 환경의 무사함이 아니라, 삶의 기초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혜를 따르는 사람도 폭풍을 만납니다. 그러나 그 폭풍이 인생을 무너뜨리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 삶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안전은 조건이 아니라 관계에서 옵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는 사람은 상황이 흔들려도 삶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또한 성경은 “거하며”라고 말합니다. 이는 잠시 피신하는 상태가 아니라, 지속적인 삶의 자리임을 의미합니다. 지혜를 따르는 자는 불안 속에 잠깐 평안을 맛보는 사람이 아니라, 평안 속에 거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일시적인 위로가 아니라, 머물 수 있는 평안을 주십니다. 세상은 늘 변하고 흔들리지만,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진 삶은 그 안에서 거할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됩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더욱 놀랍습니다.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성경은 재앙이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재앙의 ‘두려움’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지혜를 따르는 자에게 주어지는 약속의 핵심입니다. 두려움은 상황보다 먼저 마음을 무너뜨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혜를 따르는 자의 마음을 지켜 주십니다.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것은 고난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라, 고난이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지혜를 따르는 사람은 재앙 앞에서 무감각해지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을 분명히 직시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현실 위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상황은 두려울 수 있어도, 마음은 붙들려 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평안입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며, 환경이 빼앗을 수 없는 평안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경은 “평안하리라”고 선언합니다. 이 평안은 단순한 감정의 안정이 아니라, 히브리적 ‘샬롬’의 개념입니다. 관계가 바로 서고, 삶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상태를 의미하는 평안입니다. 지혜를 따르는 자의 평안은 자기 확신에서 오는 평안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에서 오는 평안입니다. 내가 잘해서 얻은 평안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키셔서 누리는 평안입니다.
이 한 절은 앞선 모든 경고를 무효로 만드는 말씀이 아니라, 그 경고의 목적을 분명히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겁을 주시기 위해 경고하신 것이 아니라, 살리기 위해 부르신 것입니다. 지혜를 거절한 자의 비극을 길게 말씀하신 이유는, 지혜를 따르는 자에게 주어질 이 약속을 놓치지 않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따르며 살고 있는가, 누구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를 말입니다. 세상은 수많은 소리로 우리를 부릅니다. 불안을 부추기고, 두려움을 키우며, 끊임없이 흔듭니다. 그러나 그 모든 소리 위에서 하나님의 지혜는 여전히 말씀하십니다. “나를 들으라.” 이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분명히 약속하십니다. 안전히 거하게 하시고, 두려움 없이 살게 하시며, 평안 가운데 머물게 하시겠다고 말입니다.
이 시간 이후로 성도 여러분의 삶에 이 약속이 실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말씀이 선택의 기준이 되고, 지혜가 삶의 길이 되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두려움을 이기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일터 위에, 상황을 초월한 하나님의 평안이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말씀을 듣는 모든 성도들의 삶 위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안전과 평안이 날마다 더욱 깊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