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1031(개역개정)

혹시 이 땅 백성이 안식일에 물품이나 온갖 곡물을 가져다가 팔려고 할지라도 우리가 안식일이나 성일에는 그들에게서 사지 않겠고, 일곱째 해마다 땅을 쉬게 하고 모든 빚을 면제하리라” (느헤미야 10:31)

 

느헤미야 10장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새롭게 맺고, 삶 전반에서 말씀대로 살아가겠다는 백성들의 결단을 담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31절은 안식일과 안식년을 어떻게 지키겠다고 서약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구절입니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형식이 아니라, 말씀에 순종하는 거룩한 삶의 자세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먼저, 이스라엘 백성은 안식일에 장사를 하지 않겠다고 결단합니다. 혹시 이 땅 백성이 안식일에 물품이나 온갖 곡물을 가져다가 팔려고 할지라도 우리가 안식일이나 성일에는 그들에게서 사지 않겠고라고 말합니다. 이는 당시 이방 상인들이 안식일에 물품을 들고 와서 장사를 하던 풍속이 있었고, 백성들도 그런 관행에 쉽게 휩쓸릴 수 있었던 현실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그런 관행을 끊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안식일은 단순한 휴식의 날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다는 창조 질서에 근거한 날이며(출애굽기 20:811), 하나님과의 관계를 기억하며 예배하고 즐거워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라” (마가복음 2:27)고 하셨듯이, 안식일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안식일을 지키겠다는 이 결단은 단지 경제적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신념이 아니라, 세상의 유혹과 관습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믿음의 결단입니다. 안식일은 단순히 하지 말라는 금지 조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기뻐하고, 예배하고, 쉼을 누리는 날입니다. 진정한 안식일 준수는 단순히 시장에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영혼이 쉬며 회복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31절 후반부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안식년을 지키겠다고도 맹세합니다. 일곱째 해마다 땅을 쉬게 하고 모든 빚을 면제하리라는 표현은, 레위기 25장과 신명기 15장에서 언급된 안식년 제도를 따르겠다는 선언입니다. 안식년은 일곱 해마다 돌아오는 해로, 땅을 쉬게 하여 경작을 멈추고, 모든 빚을 탕감하여 가난한 자에게 자유와 회복의 기회를 주는 해입니다.

일곱 해째 되는 해에는 땅으로 하여금 쉬게 하라그 해에는 땅에 파종하지 말며 포도원을 가꾸지 말라” (25:4)

매 칠 년 끝에는 면제하라이는 여호와를 위하여 선포된 면제년이니라” (15:12)

 

이 안식년의 정신은 단순히 농업적 회복이나 경제적 조정만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이 주인이시며, 인생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인정하는 신앙적 고백이자, 공동체 안에서 정의와 자비가 흐르게 하는 영적 제도였습니다. 땅도 쉼이 필요하고, 가난한 자도 회복의 기회가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자 통치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안식년 제도는 오늘날 빈부 격차가 극심한 사회, 노동과 경쟁으로 지친 세상에서 재생과 회복, 자비와 나눔의 원리를 다시 회복하게 하는 귀중한 교훈을 줍니다. 또한 영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참된 구원과 자유, 안식을 예표하는 제도입니다. 예수님께서 누가복음 4장에서 인용하신 이사야서의 말씀은 안식년의 궁극적 성취가 예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선언합니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4:1819)

 

결론적으로, 느헤미야 시대의 백성들은 안식일과 안식년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키기로 서약함으로써, 자신들의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 두고, 세속적 유익보다 말씀의 순종을 택하는 신앙적 전환을 이루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주일(신약의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며, 하나님 안에서 쉼과 예배의 기쁨을 누려야 하며, 삶의 리듬 속에서 하나님의 질서를 인정하고, 이웃과 공동체를 향한 자비와 정의를 실천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안식일은 단지 하루를 쉬는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새롭게 하는 은혜의 날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참된 쉼을 누리고, 그 말씀을 삶의 중심으로 삼는 것이 바로 오늘을 사는 성도의 안식일 신앙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하나님의 백성이 거하는 곳은 어디든지 거룩하다(느헤미야 11:25–36)

웃시의 사명과 오늘날 교회의 일꾼들(느헤미야 11:22–24)

기업에 거한 백성들의 사명(느헤미야 11:19–21)

겸손한 사명자와 찬송의 인도자(느헤미야 11:15–18)

하나님의 도성에 거한 제사장들(느헤미야 11:10–14)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자들(느헤미야 11:3–9)

예루살렘을 위한 헌신의 자리로의 부르심(느헤미야 11:1–2)

하나님의 전을 위한 거룩한 청지기 사명(느헤미야 10:38-39)

하나님께 드리는 첫 것의 신앙(느헤미야 10:35-37)

예배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드린 나무 헌신(느헤미야 10:34)

하나님의 전을 위한 백성의 책임 있는 헌신(느헤미야 10:32–33)

안식일과 안식년을 지키겠다는 거룩한 결단(느헤미야 10:31)

혼인에 대한 언약과 거룩한 구별(느헤미야 10:30)

지식과 총명이 있는 자의 언약적 삶(느헤미야 10:28–29)

언약 문서에 인친 자들의 명단(느헤미야 10: 1–27)

언약의 갱신(느헤미야 9:38)

죄의 결과와 현재의 현실 고백(느헤미야 9:36–37)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언약의 신실하심(느헤미야 9:32–35절)

이스라엘의 배은망덕과 하나님의 인내(느헤미야 9:26–31)

가나안 정복과 하나님의 은혜(느헤미야 9: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