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느헤미야 93235(개역개정)

우리 하나님이여 광대하시고 능하시며 두려우시며 언약과 인애를 지키시는 하나님이여우리가 당한 모든 환난을 이제 작게 여기지 마옵소서주는 공의로우시니 우리가 행한 모든 일에 주께서 진실하게 행하셨사오나 우리는 악을 행하였나이다.” (느헤미야 9:3233)

 

느헤미야 9장 후반부에 이르러, 이스라엘 백성의 회개와 고백은 절정에 다다릅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와 이스라엘의 배반을 솔직하게 고백한 그들은, 이제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위대하심과 신실하심을 높이며, 동시에 자신들의 죄와 책임을 인정합니다. 이는 진정한 회개의 모습이며, 참된 믿음의 고백입니다.

 

32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렇게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우리 하나님이여 광대하시고 능하시며 두려우시며 언약과 인애를 지키시는 하나님이여이 표현에는 하나님의 본질적 속성이 담겨 있습니다. 광대하시고 능하신 하나님그분은 창조주이시며 만물 위에 계신 분이십니다. 두려우신 하나님그 앞에 설 때 우리는 경외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언약과 인애를 지키시는 하나님그분은 말씀하신 것을 반드시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지금 자신들이 당한 모든 환난 속에서 그저 상황을 탓하거나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본성을 먼저 바라보며 하나님을 높이는 찬양으로 회개를 시작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회개의 출발입니다.

 

이어지는 고백은 그들이 겪은 고난의 역사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한 모든 환난을 이제 작게 여기지 마옵소서” (9:32) 그들은 포로 생활로 대표되는 이 긴 고난의 역사를 단지 불운이나 외적의 침략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영적으로 깊은 통찰입니다. 신앙이 있는 사람은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그것을 회복의 기회로 삼습니다.

 

33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는 공의로우시니 우리가 행한 모든 일에 주께서 진실하게 행하셨사오나 우리는 악을 행하였나이다.” 이 말씀은 참된 회개의 중심입니다. 하나님은 잘못이 없으시고, 오직 우리가 악을 행하였습니다.

 

이 고백은 마치 탕자가 아버지 앞에 돌아와 내가 아버지께 죄를 지었나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철저한 자기 책임의 인정이며,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를 동시에 높이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그들은 단지 개인의 죄만이 아니라, 민족 전체의 역사를 통해 하나님 앞에 무너졌던 일들을 고백합니다. 우리 왕들과 방백들과 제사장들과 조상들이 주의 율법을 지키지 아니하고죽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나이다.” (9:3435) 이 말은 지도자들의 책임과 영적 실패를 포함한 포괄적인 회개입니다. 왕들, 지도자들, 제사장들, 심지어 백성들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을 등지고 불순종의 길을 걸었으며, 그 결과 지금의 고난과 포로 상태가 임한 것입니다.

 

그들은 애굽에서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은혜와 바사 왕들 아래서의 은총까지 모두 기억하며, 그 모든 은혜의 연속 가운데서도 계속하여 하나님을 거역했던 자신들의 죄악을 철저히 시인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35절에서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들이 그 나라와 주께서 그들 앞에 주신 큰 복과 기름진 땅을 누리면서도 주를 섬기지 아니하며 악행을 그치지 아니하였나이다.”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면서도 하나님을 외면했던 배은망덕함을 뼈아프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섬기지 않은 죄, 이것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죄입니다. 복이 없어서가 아니라, 복을 받았음에도 하나님을 잊는 것오늘날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영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때로 하나님께서 주신 복에 익숙해져, 그 복을 당연하게 여기고 오히려 그 복 가운데서 하나님을 잊고 살지는 않았습니까? 예배의 은혜, 말씀의 공급, 성도의 교제, 기도의 응답, 가정의 평안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우리는 다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은혜 앞에 오늘 우리는 다시 겸손히 무릎 꿇어야 합니다. 느헤미야와 이스라엘 백성의 고백은 과거를 탓하지 않고, 조건을 따지지 않으며, 오직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낮추는 신앙의 본보기입니다.

 

우리 역시 이 고백을 따라야 합니다. 하나님은 광대하시며, 능하시며, 두려우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동시에 언약을 지키시고, 끝까지 사랑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이 신실하신 하나님 앞에 우리의 마음을 돌이키며, 말씀을 다시 품고, 진정한 회개로 나아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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