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 서론

조회 수 9931 추천 수 0 2010.06.07 16:07:47
일반적으로 실천신학을 논함에 있어서 예배론이나 목회방법론(조직,행정)을 먼저 언급하지만 필자가 “설교론”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사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설교 안에는 사실상 목회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교육과 상담, 치유와 선교, 봉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사역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 설교의 형태는 많이 변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가령 성경이 완성되기 전인 초대교회에는 사도들의 간증과 서신을 읽는 것, 그리고 스데반과 같이 성경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하여 메시야되심에 대한 증거들을 보이는 설교(Kerygma 케리그마)를 했고, 더불어 회당과 같은 곳에서 교육을 통한 지식을 쌓는 일도 병행하였습니다(Didache 디다케). 이러한 방식은 전 세대를 통하여 가장 효과적인 설교의 방식으로 이해되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부시대라 일컬어지는 2세기경에는 마치 서로서로 이야기 하듯이 하는 설교(Homilia 호밀리아)의 형태가 주를 이루었는데, 성경 본문을 두고 주해하는 방식으로 당시에 많은 이단들이 생겨나면서 거짓전도자나 거짓 선생들을 구별하기 위해 필요했던 설교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세기에 오면서 오늘날의 설교형태를 갖추게 되었는데, 영어로는 preaching의 유래가 된 프레디카치오(praedicatio)라는 단어가 설교를 대신하는 예배의 공식 언어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말은 “공적으로 알린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회중설교를 지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중세시대에 이르게 되면서 설교는 더 이상 교회의 예배에서 거의 사라져가고 1년에 한 번정도 행해질 정도가 되었으며, 자연히 성경을 강해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데 초점을 둔 “주제설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용어가 오늘날 설교를 지칭하는 또 다른 용어인 "sermon'의 어원을 이루는 세르모(sermo)입니다.

종교개혁 시대를 맞으며 교회는 설교의 위치를 제자리에 옮겨놓았고, 이제는 성경 본문을 바탕으로 공중예배에서 행해지는 설교(콘치오 contio)의 형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종교개혁 이후에 출판문화의 번영과 더불어 많은 성경들이 보급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설교는 성경 본문을 중심으로 한 강해설교의 형태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근세시대에 교회의 놀라운 부흥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것은 현대에 와서 이 설교의 형태가 또 다시 변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유주의 신학이 교회를 휩쓸면서 설교는 성경을 떠나 사회문제를 주요 주제로 삼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설교를 하나의 학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지나간 역사를 통해 설교의 본질을 바로 이해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게 하려는데 있습니다. 설교가 단순히 사람들의 눈속임을 위한 기교나 수단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매우 악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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