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있는 바울(사도행전20:13-16)

조회 수 2134 추천 수 0 2010.06.09 00:13:21

13 우리는 앞서 배를 타고 앗소에서 바울을 태우려고 그리로 가니 이는 바울이 걸어서 가고자 하여 그렇게 정하여 준 것이라

14 바울이 앗소에서 우리를 만나니 우리가 배에 태우고 미둘레네로 가서

15 거기서 떠나 이튿날 기오 앞에 오고 그 이튿날 사모에 들르고 또 그 다음 날 밀레도에 이르니라

16 바울이 아시아에서 지체하지 않기 위하여 에베소를 지나 배 타고 가기로 작정하였으니 이는 될 수 있는 대로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이르려고 급히 감이러라

 

드로아에서 사역을 마친 바울은 오순절을 예루살렘에서 보내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바울의 동료들은 드로아를 떠나 소아시아의 해안을 따라 항해를 계속했으며, 바울은 로마의 해안도로를 이용하여 앗소로 도보로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바울이 홀로 도보여행을 떠나는 모습은 사역자의 진지함과 홀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바울의 의지가 담겨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배를 타고 빨리 여행을 재촉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제자들만을 배로 보내고 자신은 도보로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항상 분주하게만 보였던 사도 바울의 여유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함에 있어서 언제나 목표지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사역은 언제나 많은 벽에 부딪혀서 점차 퇴보를 자초해 버리곤 합니다. 바울은 오늘의 사역자들이 가져야 할 하나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이고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여행하기를 포기하고 혼자 걸어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자신의 신변에 안전과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는 제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유익하지만 그는 혼자 있기를 원했습니다. 오랜 여정을 제자들과 함께 했던 바울은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하여 새로운 사역의 방향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이 사역의 방향은 제자들과의 토론을 통하여 계획되어지지 않습니다. 바울은 홀로 길을 걸으면서 조용한 시간을 가짐으로 그의 사역의 방향을 바꾸었던 것입니다. 예수님도 기도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 한적한 곳에 오르셔서 기도 하셨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새벽에 말씀을 듣고 받아 적었습니다. 다윗도 그의 삶의 위기 속에서 주님과의 만남을 지속하고 소망을 얻기 위하여 새벽을 깨우는 생활을 하였습니다.

 

오늘날의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목표 지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사역을 지속해 가고 있습니다. 1년의 계획을 세우면서 재정과 성도의 수를 늘려 가는 것으로 모든 계획을 다 세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들은 이 문제 때문에 큰 좌절을 겪게 됩니다. 성장은 중단되고, 그 일로 인하여 깊은 상심을 하게 되는 것이 사역자들의 일반적인 모습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이와 같은 목표 지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과거보다 조금 못살게 되면 실패한 것으로 생각하고 명예나 권세가 떨어지면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깊은 상심에서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이 목표지향적인 사고가 적극적인 사고를 유도하고 성공적인 삶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삶에서는 매우 필요한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러하듯이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목표 지향적인 사고를 가지는 것이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뒤를 돌아볼 줄 아는 지혜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멈추어 서서 자신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로움을 필요로 합니다. 자신의 삶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필요조건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안식일에 쉬셨다는 사실도 이 일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역의 구상을 멈추어 서서 계획하지 않습니다. 그는 길을 걸으면서 사역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홀로 걷는 그가 특별한 사역을 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가질 수는 없지만 그가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갖게 해 줍니다. 우리는 어떠한 구상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중단한 채 멈추어 서서 생각합니다. 그 일을 위해서 기도원을 찾고, 금식기도를 하며, 홀로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그 일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바울이 우리에게 제안하고 있는 사역의 방향은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우리의 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삶 속에서 삶의 목표와 계획을 세워나가는 지혜로움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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