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복이 있고 네 태의 열매가 복이 있도다(눅1:39-45)

39 이 때에 마리아가 일어나 빨리 산골로 가서 유대 한 동네에 이르러

40 사가랴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하니

41 엘리사벳이 마리아가 문안함을 들으매 아이가 복중에서 뛰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42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43 내 주의 어머니가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 된 일인가

44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

45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

마리아는 매우 두려웠습니다. 처녀로서 아이를 잉태한 여인이 당하게 될 수많은 조롱들을 견디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며, 자칫 사람들에게 부정한 여인으로 취급받아 돌에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마리아는 유다의 한 도시로 피신을 했는데, 그곳은 산골이었다고 성경은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곳은 사가랴의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보입니다. 그는 피신해 있는 가운데 사가랴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사가랴의 아내인 엘리사벳에게 문안합니다. 그들은 서로 사촌 간이었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방문이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때까지도 마리아는 매우 두려웠던 상태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할 때에 아기, 즉 장차 예수님의 길을 예비할 요한이 복중에서 뛰는 일이 발생합니다. 엘리사벳은 고백하기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44)라고 말합니다. 아직 복중에 있었던 요한은 나기 전부터 예수님께 경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사역을 하시기 전에 세례(침례)를 받으시는 순간에도 요한은 “내가 주께 세례(침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주께서 내게 오시나이까?”(마3:14)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요한이 이 세상에 보내진 목적은 바로 예수님을 예비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 일은 이미 복중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엘리사벳이 자신의 복중에서 아이가 뛰었을 때에 성령으로 충만하여 마리아에게 말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분명히 정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더욱이 자신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이를 잉태한 것이었고, 지금 마리아에게서도 동일한 일이 벌어진 것을 두고 엘리사벳은 매우 흥분된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녀에게 성령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일을 그르칠 수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일은 정당화 시키면서도 마리아는 부정한 여자로 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성령으로 충만하였고, 자연스럽게 이 일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오히려 마리아를 향하여 축복하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성령이 하는 일은 바로 이처럼 주님의 일에 대하여 바르게 깨닫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겸손하게 만들어 줍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보다 훨씬 나이가 많습니다. 그녀가 자신보다 어린 여인을 축복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42)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리아에게 “내 주의 어머니”(43)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고백하기를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45)라고 말합니다. 엘리사벳 자신도 자신의 몸 안에서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고 있지만 오히려 마리아를 경배함으로서 그녀가 얼마나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성령의 도우심을 통하여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만으로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축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일들을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일들을 통하여 무엇을 하기 원하시는지를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일 엘리사벳이 요한을 잉태한 것만으로 만족하고 기뻐하는 것으로 그쳤다면 주님의 일을 온전히 이루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녀와 그녀에게서 나올 아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바로 알고 그 일을 매우 충성스럽게 순종하는 모습을 보인 이들이 바로 진정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