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거지(누가복음 16:19-31)

조회 수 2832 추천 수 0 2010.06.07 19:13:55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이 말씀이 부자는 지옥에 가고, 거지같이 살아야 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서 실제로 초대 교회로부터 많은 금욕주의자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난한 자들이 자신들의 무능함을 위로 받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이야기가 결코 육신의 눈으로 해석하여 오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실 이 비유에는 더욱 깊은 영적 비밀이 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일시적인 육신의 위로 까닭에 숨어있는 보물을 놓치는 일이 없으시기 바랍니다.

부자(마음이 부요한 자)

"그들의 마음은 비대하여 기름덩이 같으나 나는 주의 법을 기뻐하나이다"(시 119:70)

하나님의 관심이 영혼에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진리입니다. 이 말은 부자의 상태가 물질의 많고 적음이 아닌 마음의 상태가 빈부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비록 물질적으로 가난하더라도 영혼 구원에 관심이 없고, 자신만을 의지하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는 이미 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질적으로 부자라 할지라도 그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며 영혼 구원을 위해 양식(말씀)을 구하고 있다면 그는 이미 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부요한 자(부자)는 구걸하는 법이 없습니다. 언제나 스스로 만족할 줄 알며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현재와 같이 부요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의 육신이 더욱 큰 행복을 위해서 육신이 만족으로 채워가고, 빈곤의 상태에 이른 영혼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의 육신의 소욕이 더욱 깊어가면 갈수록 하나님과는 더욱 멀어져 갑니다.

"구원이 사악한 자들로부터 멀리 있음은 그들이 주의 법규들을 구하지 아니함이니이다"(시 119:155)

부자는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부족을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을 감추고 오히려 물질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합니다. 마술사 시몬은 이일에 대표적인 자입니다.

"사도들이 안수하여 성령님을 받는 것을 시몬이 보고 돈을 주며 이르되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내가 누구에게든지 안수하면 그가 성령님을 받게 하여 주소서 하니 베드로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으로 살 줄로 생각하였으니 네 돈과 함께 네가 망할지어다"(행 8:18-20)

시몬은 마술사였지만 베드로가 행하는 기적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도 각종 눈속임과 최면술등을 통하여 기적 같은 일을 연출했지만 베드로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시몬이 행하는 마술은 순간적인 것이었지만 베드로가 행하는 능력은 영원한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그 능력은 더욱 더 큰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었습니다. 시몬은 이러한 능력을 돈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부자들이 그러하듯이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몬의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그를 궁지로 몰아넣었고 오히려 시몬은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하여 잘못을 시인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앙의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합니다. 중세의 카톨릭 교회는 '면죄부'를 매매하는 행위까지 서슴치 않았고, 무속인이나 사찰(절)에서는 돈의 액수에 따라 그들의 죄와 영생의 여부를 가름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육신의 부자는 '생명'의 문제를 물질로 해결하려는 까닭에 천국에 이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이 문제를 분명하게 언급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주변을 둘러보시고 자기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재물을 가진 자들은 하나님의 왕국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하시니 제자들이 그분의 말씀에 깜짝 놀라더라 그러나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얘들아 재물을 신뢰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왕국에 들어가기가 심히 어렵도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왕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리라 하시니"(막 10;23-25)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궁궐 안에 사는 거지와 같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신분은 분명히 하나님의 자녀로서 왕가의 제사장들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함 받은 세대요 왕가의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특별한 백성이니 이는 너희로 하여금 너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지신의 놀라운 빛으로 들어가게 하신 분을 찬양하는 것을 보여주게 하여 하심이라"(벧전 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모습은 전혀 왕가의 사람다운 품위와 인격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아직도 교회 안에서는 물질, 명예, 사소한 교리 싸움에 열중하고 있고 자신의 이성과 감정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다툼이 일어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같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두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하기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빛 가운데 살아갑니다. 그들의 삶은 투명하며 진리와 거짓이 무엇인지 세상을 향해 조명해 주며 깨끗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러한 삶은 구원 얻을 자들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선행을 위해 많은 물질과 희생을 통해 만족을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리스도인들은 깨끗한 삶, 혹은 열매 있는 삶을 보장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는 모습을 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는 삶의 모양도 선물을 통한 것임을 깨달아 알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부드러움과 선함과 믿음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반대할 법이 없느니라" (갈 5:22-23)

성령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지고, 성령이 우리에게 위와 같은 열매를 맺게 하시니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아름다운 생애를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시기 바랍니다.

상급은 선행을 통하여 얻어진다

"심는 자와 물주는 자가 하나이며 저마다 자기의 수고를 따라 자기의 보상을 받으리니"(고전 3:8)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내가 줄 보상이 내게 있어 각 사람에게 그 행위에 따라 주리라"(계 22:12)

보상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소망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실제로 성경에서는 많은 부분에 걸쳐서 보상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고, 예수님께서도 결단코 상을 주는 일을 잃지 않겠다고 까지 말씀하셨습니다.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들 중 하나에게 찬 물 한 잔이라도 주어 마시게 하면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가 결코 자기의 보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 10:42)

참물 한 잔이라는 표현이 말하고 있듯이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친절 하나에도 상을 예비해 두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좀 더 깊은 의미에서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며 언제든지 상주실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또한 이 말씀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면 우리의 죄에 대하여도 그에 상응하는 심판이 있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상속의 보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이는 너희가 주 그리스도를 섬김이니라 부당하게 행하는 자는 자기가 행한 부당한 일로 인하여 부응을 받으리니 여기에는 사람을 외모로 취함이 없느니라"(골 3:23-25)

일부 착각 속에 사는 성도는 선한 일은 상급을 받게 되고, 불의한 일(죄)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적당히 눈감아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산법은 저울로 재듯이 정확합니다. 그것은 외형적인 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일로 인해 구원이 취소가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원은 믿음을 통한 은혜의 차원에서 얻어지는 것이고 보상은 선행과 관련되어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하는 자는 품삯을 은혜로 여기지 아니하고 빚으로 여기거니와 일을 하지 아니할지라도 경건치 아니한 자를 의롭다 하시는 이를 믿는 자에게는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느니라"(롬 4:4)

보상에 대하여 또 한가지 주목할 사실이 있다면 일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일을 한다는 사실은 어떠한 소득이나 상이 거저 얻어진다는 말과는 다른 말입니다. 다시 말해 상을 얻기 위해 땀을 흘리고 노력하는 자에게 상이 주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오늘날 복음적인 교회를 표방하는 많은 교회들이 구원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실상은 장차 받을 상에는 관심이 없어서 힘을 잃어 가는 경우를 봅니다. 실상 복음적이지 못한 교회(율법주의 교회)가 믿음+행위=구원이라는 허무맹랑한 교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여 대형 예배당을 건축하고 많은 사회 봉사 활동과 선교사 파송 등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실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초대 교회를 형성했던 사도를 포함한 전도자들은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들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고 주의 복음을 위해 힘썼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일한 만큼 갚아 주십니다. 이 상은 천국에서 영원히 지속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기간은 잠깐이지만, 또한 세상에서의 불행과 아픔도 잠깐이지만 천국에서는 영원합니다. 진정 영원한 세계에서 영광스러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주를 위해 죽을 각오로 일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가 마지막으로 조심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볼까 합니다. 우리는 자칫 자신의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려 합니다. 누가 얼만큼의 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고유한 권한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공평하게 심판하시고 계산하실 것입니다. 그 후에 우리에게 칭찬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때가 이르기 전 곧 주께서 오시기까지는 아무것도 판단하지 말라 그분께서 감추어진 어둠의 일들을 빛으로 밝히시고 마음의 의도들을 드러내시리니 그 때에야 비로소 각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리라"(고전 4:5)

오직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성령의 조명을 받아 말씀대로 순종하며 충성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을 통하여 구원 얻었음을 확신하고 있다면 이제부터는 상을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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