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9 이는 자기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고기 잡힌 것으로 말미암아 놀라고

10 세베대의 아들로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음이라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1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깊은 곳에서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는 그물이 닿을 수 있는 곳에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아야 합니다. 말씀에 의지하여 깊은 곳으로 가겠다는 베드로의 말은 곧 내 생각으로는 깊은 곳에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순종하겠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베드로는 고기가 잡힐 수 있는 얕은 곳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림으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깊은 곳은 바로 주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상대적으로 얕은 곳은 우리의 생각과 의지가 잠재해 있는 육적인 곳입니다.

 

주님의 생각과 명령은 우리의 상식을 초월합니다. 주님의 일에 우리의 생각을 포함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결코 주님을 배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베드로는 세 번 부인을 했고,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했던 바울도 자신의 의지와 생각으로 인해 실패를 경험했던 자들입니다. 이 시대에도 수없이 많은 이들이 주님을 위한다고 열심히 애쓰고 노력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복음을 가진 자들이 많습니다. 깊은 곳으로 간 시몬 베드로와 동무들은 이미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포기하고 그물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깊은 곳으로 인도 받은 참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의지와 생각이 포기된 채 오직 예수님의 말씀만을 의지하며 사는 자들을 말합니다.

 

깊은 곳에서는 육지로 헤엄쳐갈 생각조차 하지 못합니다. 참된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세상으로 향하고자 하는 육신적인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진정 성령 안에서 사는 자라면 오직 하나님의 일을 생각할 것이며, 그의 자녀답게 살아갈 것입니다(요일 4:6). 하나님의 자녀가 풍성함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오직 깊은 곳입니다. 제 아무리 수고를 하여도 얕은 곳(육적인 곳)에서는 영적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깊은 곳으로 항해를 계속하십시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배 위에 예수께서 반드시 승선해야 합니다.

 

한 부자 청년이 예수님께 와서 제자가 될 것을 청했을 때 예수님은 '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19:21)고 말씀하십니다. 초대 교회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바나바는 밭을 팔아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고(4:36-37), 반대로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소유의 얼마를 감추었다가 죽음을 당했습니다(5:1-11). 이처럼 예수님을 따르는 일에는 전적인 포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도 그들의 삶의 터전인 배와 그물 그리고 바다를 뒤에 두고 예수님을 따름으로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의 길을 걸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포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진리가 아닌 모든 요소들은 우리의 생각과 삶 속에서 제거해야 합니다. 삶의 터전 역시 바뀌어져야 합니다. 베드로와 동무들이 그들의 터전()을 버리고 떠났듯이 이 세상의 소망을 뒤로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라면 희생이라도 감수해야 합니다. 세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가난한 마음이야말로 그리스도를 좇는 참된 제자임을 기억하십시오.

 

예수님의 부르심은 절대적으로 우리의 의지에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영혼에 찾아 오셨고 문제를 해결하시며, 모든 것을 버려두고 따를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의 과제가 있다면 말씀을 듣고 순종하며 더 깊은 곳으로 항해하여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는 삶으로 인도 받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는 삶이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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