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그분께서 일어나 회당에서 나와 시몬의 집에 들어가시니 시몬의 아내의 어머니가 중한 열병에 걸렸으므로 그들이 그녀를 위하여 그분께 간청하더라.

39 그분께서 그녀를 보시며 열병을 꾸짖으시니 병이 그녀를 떠나고 즉시 그녀가 일어나 그들을 섬기더라.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베드로에게 장모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불편한 사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가톨릭의 사제들은 모두 독신자이어야만 하며, 그들의 초대 사제, 혹은 교황으로 베드로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아내를 둔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베드로 장모의 병을 고치시는 장면은 매우 단순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나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베드로)과 안드레의 집에 들어갔는데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앓아 누워있었습니다. 결국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열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베드로 장모의 병을 예수님께 알렸고, 예수님이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키실 때, 열병이 그녀에게서 떠나가고 그녀 역시 예수님과 제자들을 섬기는 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병을 고치셨던 것은 일차적으로 제자들의 간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을 앓고 있었더라도 제자들의 간청이 없었다면 그대로 둘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매우 단순해 보일지라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알고도 구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응답을 받지 못하는 많은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약4:2).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들이 자신의 문제를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부모는 무심코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면 부모가 알아서 해결해 줄 수도 있는 문제이겠지만 대부분은 자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장모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녀를 내려다 보시고(눅4:39), 그녀의 손에 손을 대고(마8:15),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키셨습니다(막1:31). 예수님께서는 그녀에 대하여 어떠한 것도 요구하지 않고, 묻지도 않으셨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녀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열병에 대하여 꾸짖으셨을 뿐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예수님께서 그녀에 대하여 매우 특별하게 대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녀는 특별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수제자격이었던 베드로의 장모였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족은 가장 훌륭한 조력자입니다. 만일 조력자로서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자칫 원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마10:36).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주시는 과정에서 매우 따뜻하게 대하셨던 것은 앞으로 베드로가 주님의 일들을 하는데 있어서 가족으로서 매우 소중한 조력자가 될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의도는 열병이 그녀에게서 떠나간 이후에 즉각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녀에게서 열병이 떠나가자 그녀는 일어나 그들, 즉 예수님을 비롯한 제자들을 섬겼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그녀를 고치신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녀로 하여금 평생을 베드로를 돕는 조력자로 삼으시고자 했던 것입니다.


사실상 주님의 일을 행함에 있어서 조력자의 도움은 매우 필요합니다. 조력자를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없다면 그의 사역은 힘겨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도움을 얻게 된다면 그 사역은 한결 수월해 질 수도 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 장모의 병을 고치심을 통해서 조력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베드로의 장모는 베드로의 사역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여인였습니다. 그 까닭에 예수님께서는 기꺼이 그녀를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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