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바리새인 중 하나가 예수님께서 자기와 함께 잡수시기를 원하니 그분께서 그 바리새인의 집에 들어가 음식을 잡수시려고 앉으시더라.

37 그런데 보라, 그 도시에 죄인인 한 여자가 예수님께서 바리새인의 집에서 음식 앞에 앉으셨음을 알았을 때에 향유가 담긴 옥합을 가지고 와서

38 그분 뒤에서 슬피 울며 발 곁에 서서 눈물로 그분의 발을 씻기 시작하며 자기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고 그 발에 입 맞추며 향유를 붓더라.

39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새인이 이것을 보고 속으로 말하여 이르되, 이 사람이 만일 선지자라면 자기에게 손댄 이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여자인 줄을 알았으리라, 하니 이는 그 여자가 죄인이기 때문이라.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에 대하여 적대적이었습니다. 그러한 중에 한 바리새인이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시몬”(40)이었는데, 그 이름은 당시에 매우 흔한 이름이었으므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초대하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죄인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시몬이 예수님에 대하여 특별한 대접을 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초대하고도 오히려 예수님으로부터 책망을 듣는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44-46). 그는 예수님을 초대하고도 속으로는 그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39). 그는 예수님을 초대하여 그분께서 능력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고 싶었을 수도 있고, 또한 당시 서민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었던 예수님을 초대함으로서 자신도 영광을 취하려 했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그가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 다가 온 여인에 대하여 “그 도시에 죄인인 한 여자”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경은 그녀가 어떠한 죄를 지었는지에 관한 기록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죄인으로 여겨질 만큼 큰 죄를 지었던 여인이었으며, 사람들로부터 죄인으로 취급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다가왔으며, 자신이 비록 죄인의 신분이었지만 예수님이 죄인의 친구가 되신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귀중한 향유를 가지고 왔습니다. 향유를 담은 옥합의 모양은 둥근 그릇으로 손잡이가 없었으며, 이 그릇 속에 있는 기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목 부분을 깨뜨려야 했습니다. 옥합과 그 속에 있는 향유는 매우 값비싼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주로 부유한 여인들이 사용했으며, 매우 가치 있는 재산이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뒤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이 울음의 의미는 과거에 지은 죄에 대한 진실한 회개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풀어 예수님의 발을 닦습니다. 머리를 푸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건입니다. 당시 여인들에게 머리를 푸는 행위는 매우 수치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수치를 무릅쓰고 예수님의 발을 씻었습니다. 이는 발 씻을 물조차 준비하지 않았던 바리새인의 모습과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존경의 표시로 향유를 부을 때는 머리에 부었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이 발에 부은 것은 온전한 헌신을 위한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작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새인의 태도는 이 여인의 모습을 보면서 몹시 기분이 상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사람이 만일 선지자라면 자기에게 손댄 이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여자인 줄을 알았으리라”(39)고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 여인이 죄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리새인은 매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말은 곧 예수님을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고 울며 옥합을 깨뜨리고 향유를 부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겼던 여인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 누가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까? 사람들은 경건해 보이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있다고 말하는 바리새인들이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에 이르는 자들은 결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스스로 의로운 자가 아닙니다. 자신의 죄를 깨닫고 온전히 주님께 다가오는 자만이 구원에 이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인의 모습과 같이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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