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만난 자의 이웃(눅10:30-37)

조회 수 773 추천 수 0 2014.05.08 15:55:54

30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그의 옷을 벗기고 상처를 입혀 거의 죽게 된 것을 버려두고 떠나갔더라.

31 마침 어떤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오다가 그를 보고는 다른 쪽으로 지나가더라.

32 또 이와 같이 한 레위인도 그곳에 이르렀을 때에 다가가서 그를 쳐다보고는 다른 쪽으로 지나가더라.

33 그러나 어떤 사마리아인은 여행하는 중에 그가 있는 곳으로 와서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34 그에게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그의 상처를 싸매어 자기 짐승에 태워서 여관으로 데려가 돌보아 주었더라.

35 이튿날 그가 떠날 때에 데나리온 둘을 꺼내 주인에게 주며 이르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소서. 비용이 더 들면 내가 다시 올 때에 갚으리이다, 하였느니라.

36 너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라고 생각하느냐? 하시니라.

37 그가 이르되, 그에게 긍휼을 베푼 사람이니이다, 하니 그때에 예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가서 너도 그와 같이 하라, 하시더라.


여기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비유는 일반적으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선한 일을 해야 한다는 단순한 교훈으로 끝마치려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강도, 제사장, 레위인, 여관주인이라는 사람들 등장시킨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 말씀이 율법사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기 때문입니다(눅10:25). 지금 이 비유의 주인이자 핵심적인 인물은 사마리아인이 아니라 오히려 율법을 따라 살았던 제사장과 레위 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도를 만나 상처를 입고 반쯤 죽어 있는 어떤 사람을 보고 다른 쪽으로 지나가는 제사장과 레위 사람에 대하여 단순히 매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행동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율법의 가르침을 따라 시체를 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자들이기 때문입니다(레21:11,민6:6). 그들의 행동은 오히려 성경에 기록된 말씀대로 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오늘날에도 매우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성경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정죄하고, 판단하며, 선한 일들을 두고도 행하지 않는 경솔한 이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들은 성경의 단어 하나를 두고 서로 논쟁을 일삼기 좋아하며, 사람들이 분쟁하는 것을 매우 즐거워하고, 성경의 이름으로는 어떠한 무례함도 용서될 수 있다고 믿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모든 행동이 하나님의 말씀을 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외식으로 그쳐서 주님으로부터 크게 책망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는 이 비유의 말씀을 통하여 그들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시고자 하는 것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인의 각가지 행동들을 소개하면서 “가서 너도 그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사마리아인은 어떠한 자였습니까? 우리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相從)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요4:9). 이 말의 의미는 사마리아 인에 대하여 이방인과 같이 취급을 했으며,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자들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사마리아인들 스스로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벗어난 자들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사마리아인의 행동을 소개하면서 그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이 가르침의 진정한 의미는 영원한 생명을 상속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제사장과 레위 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율법을 알고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으로부터 다시 질문을 받습니다.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라고 생각하느냐?”(36) 이 질문에 대하여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에게 긍휼을 베푼 사람이니이다”(37)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율법사는 본래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서 질문을 던진 자였지만 그의 입을 통해서도 누가 진정한 이웃인지에 관하여 정확하게 답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알고 믿는 것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격을 갖춘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신분의 변화를 가져온 것에 불과합니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신분에 맞게 살아야 할 책임이 있는 자입니다. 그 책임은 바로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삶 속에서 실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99 마귀 들려 말 못하는 자(눅11:14-23) 이진천 2014-05-22
98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눅11:9-13) 이진천 2014-05-20
97 끈질긴 간청(누가복음11:5-8) 이진천 2014-05-19
96 우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소서 2(눅11:1-4) 이진천 2014-05-15
95 우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소서 1(눅11:1-4) 이진천 2014-05-15
94 마리아는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눅10:38-42) 이진천 2014-05-13
» 강도 만난 자의 이웃(눅10:30-37) 이진천 2014-05-08
92 이것을 행하라(눅10:25-29) 이진천 2014-05-08
91 너희가 보는 것들을 보는 눈은 복되도다(눅10:21-24) 이진천 2014-05-06
90 너희 이름들이 하늘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기뻐하라(눅10:17-20) 이진천 2014-04-25
89 너희를 영접하지 아니하면(눅10:10-16) 이진천 2014-04-22
88 칠십 명을 또 세우시고(눅10:1-9) 이진천 2014-04-21
87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눅9:57-62) 이진천 2014-04-17
86 인자는 그들을 구원하러 왔느니라(눅9:51-56) 이진천 2014-04-17
85 그를 막지 말라(눅9:49-50) 이진천 2014-04-11
84 누가 가장 큰 자인가?(눅9:46-48) 이진천 2014-04-08
83 그들은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눅9:43b-45) 이진천 2014-04-07
82 그 아이를 고치시고(눅9:37-43a) 이진천 2014-04-01
81 우리가 장막 셋을 짓되(눅9:28-36) 이진천 2014-03-31
80 자기 십자가를 지고(눅9:18-27) 이진천 201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