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그 때에 예수께서 영 안에서 기뻐하시며 이르시되, 오 하늘과 땅의 주가 되신 아버지여, 이것들을 지혜롭고 분별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아기들에게는 드러내신 것을 감사하나이다. 아버지여, 과연 그러하나이다. 그렇게 하심이 아버지 보시기에 선하나이다.

22 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내게 넘겨주셨으니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는 자가 없고 아들과 또 아들이 드러낼 자 외에는 아버지가 누구신지 아는 자가 없나이다, 하시더라.

23 또 그분께서 제자들에게 돌아서서 은밀히 이르시되, 너희가 보는 것들을 보는 눈은 복되도다.

24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많은 선지자들과 왕들이 너희가 보는 그것들을 보기 원하였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그것들을 듣고자 하였으나 듣지 못하였느니라, 하시더라.


칠십 명의 제자들이 주의 이름으로 마귀들을 제압하는 놀라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흥분했고, 예수님은 오히려 그들에게 그 영들, 즉 마귀들이 굴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들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일들에 대하여 “지혜롭고 분별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아기들에게는 드러내신 것을 감사하나이다”(21)라고 아버지 하나님께 고합니다. 여기서 아기들이 어떠한 사람을 말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마태복음을 통하여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같은 내용을 기록하면서 이어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영혼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11:25-30)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와 같이 주 안에서 쉼을 얻고 그분과 더불어 멍에를 메고 배우는 자를 말합니다.


사람들이 멍에를 메는 것에 대하여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겠지만 그것은 결코 힘겨운 것이 아닙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의 환경과 더불어 자신의 존재가 결정됩니다. 왕의 자녀로 태어난다면 그는 왕자의 신분이 됩니다. 반대로 가난한 천민의 자녀로 태어난다면 천민의 신분으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신분의 차이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부모의 영향 아래 자녀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그래왔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의 멍에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갖는 세상에서의 존재감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할 책임이 있는 자들입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멍에이며, 더불어 놀라운 은혜를 입고 사는 복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영광스러운 존재들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야하는 막중한 책임 아래 살아가는 존재들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하겠습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 너희가 보는 것들을 보는 눈은 복되도다”(23)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 이유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많은 선지자들과 왕들이 너희가 보는 그것들을 보기 원하였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그것들을 듣고자 하였으나 듣지 못하였느니라”(24)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곧 칠십 명의 제자들이 많은 선지자들과 왕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것들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 있음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지금 예수님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또한 수많은 기적들을 목격하고 있으며,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시대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에서도 이와 동일한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마13:16-17). 지금 제자들은 가장 영광스러운 시간들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에게 많은 선지자들과 왕들이 그토록 고대했던 분이 그들의 눈앞에서 기적을 보여주고 율법을 통한 진리를 풀어주며, 자신의 메시야 됨을 보여주었지만, 예수님 자신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죽으시게 될 것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르침의 많은 부분을 자신이 죽으실 것과 부활하실 것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베드로와 같은 이들은 같이 죽겠다고 말하면서 죽이러 오는 자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일까지 벌였습니다. 그들은 가장 복된 자들이기도 했지만 충분히 깨닫지 못함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냈던 자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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