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장막 셋을 짓되(눅9:28-36)

조회 수 843 추천 수 0 2014.03.31 21:55:43

28 이 말씀들을 하신 후 팔 일쯤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시더라.

29 그분께서 기도하실 때에 용모가 변하고 그분의 옷은 희어져 빛이 나더라.

30 보라, 두 사람이 주와 말하고 있으니 모세와 엘리야더라.

31 그들이 영광중에 나타나 주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셔야 할 주의 죽음에 관하여 말하더라.

32 그러나 베드로와 또 함께 있던 자들은 깊이 잠들었더라. 그들이 깨어나서 주의 영광을 보고 또 주와 함께 선 두 사람을 보았더라.

33 두 사람이 주에게서 떠나려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장막 셋을 짓되 하나는 선생님을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짓게 하소서, 하였으나 그는 자기가 무엇을 말하는지도 알지 못하더라.

34 그가 이렇게 말하는 동안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자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니 제자들이 두려워하더라.

35 구름 속에서 한 음성이 나서 이르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으라, 하시더라.

36 그 음성이 그쳤을 때 예수님만 보이더라. 그들이 잠잠하고 자신들이 본 것들 중 어느 것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아니하였더라.


대부분의 중요한 사건들이 공관복음에 모두 기록된 것과 같이 이 사건도 마태복음(마17:1-8)과 마가복음(막9:2-8)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는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항상 동행했던 제자들이었습니다(마26:37;막 14:33;눅8:51).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오른 산이 어떤 산인지에 대해서는 기록되어 있지 않으며, 다만 그곳에서 예수께서 기도하실 때에 용모가 변하고 옷이 희어져 빛이 났다는 사실을 들어 그 산을 변화산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은 변화하신 후 모세와 엘리야를 만났는데, 이는 구약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모세는 율법을 대표하는 인물이며, 엘리야는 선지자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각각 시내산(출31:18)과 호렙산(왕상19:8)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체험하였으며, 모세는 메시야를 예언하고(신18:15), 엘리야는 메시야를 준비하는 사람(실제로는 요한)으로 묘사되었으며(말4:5), 엘리야가 산채로 승천한 것과(왕하2:11), 모세의 죽음에 대하여 말하며 그의 시체를 찾을 수 없다는 기록(신34:6)을 통해 매우 비슷한 삶을 살았던 자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 두 사람과 대화를 하는 내용이 “예루살렘에서 이루셔야 할 주의 죽음”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기도 합니다. 성경의 많은 곳으로부터 예수님이 반드시 죽게 될 것과 또한 그 죽음을 통하여 구원이 완성될 것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두 사람, 곧 모세와 엘리야와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관심이 오직 주의 구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사람과의 대화가 있었던 시간에 제자들은 깊이 잠들었습니다. 즉 그들은 예수님과 두사람, 곧 모세와 엘리야의 대화를 듣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졸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은 누가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제자들의 이러한 모습은 매우 익숙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죽음을 앞두고 밤새 기도하실 때에도 그들은 졸며 자고 있었습니다(마26:36-46;막14:32-42;눅22:39-46). 예수님은 그들을 매우 꾸짖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이 예수님의 사역에 함께 한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그분의 뒤를 따름으로서 영광스러운 날들을 고대하려는 기복적인 신앙인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나중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는 순간 요한을 제외하고 그분의 곁을 떠나는 장면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두 사람이 예수님과 함께 영광중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보고 있는 동안 두 사람은 그들의 곁을 떠나려합니다. 그 때 베드로는 예수님과 모세, 그리고 엘리야를 위해서 장막 셋을 짓게 해 달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깨어 있었더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과 두 사람의 대화의 주제는 바로 죽음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오히려 그곳에서 함께 살자고 말합니다. 그는 지금 자기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동안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었고,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갔을 때 제자들은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으라”는 음성이 들립니다. 결국 제자들을 데려간 목적은 이 말씀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메시아라는 사실과 영광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자 하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이후에 잠잠하고 그 때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이 사실에 대하여 많은 이들에게 전함으로서 예수께서 이 땅에 메시아로 오셨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자들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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