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념하라(눅22:14-23)

조회 수 394 추천 수 0 2014.10.31 17:38:27

14 때가 이르매 예수께서 사도들과 함께 앉으사

15 이르시되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

16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17 이에 잔을 받으사 감사 기도 하시고 이르시되 이것을 갖다가 너희끼리 나누라

18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19 또 떡을 가져 감사 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0 먹은 후에 잔도 그와 같이 하여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21 그러나 보라 나를 파는 자의 손이 나와 함께 상 위에 있도다

22 인자는 이미 작정된 대로 가거니와 그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하시니

23 그들이 서로 묻되 우리 중에서 이 일을 행할 자가 누구일까 하더라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누가는 제자들에 대하여 사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월절 식사, 즉 만찬이 제자들에게 있어서도 매우 특별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예수님의 구속사역을 목격하게 될 것이며, 또한 그 사건들을 증언할 자들입니다. 이는 곧 복음을 전할 자들로 부르심을 입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15)고 말씀하심으로 이 자리가 철저히 계획된 것이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사도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교훈하셨고(22:36-37), 비록 누가복음 안에서는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그들이 사도로서 무엇을 전하고,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소상히 설명하셨습니다(요13장-16장). 이 만찬은 결코 단순히 식사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제자들에게 사도로서의 삶을 위임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유월절 식사는 마지막 만찬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시한에 대하여 말하기를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16)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예수님이 베푸시는 만찬은 유대인들이 지켜왔던 전통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만찬입니다. 일반적인 유대인의 유월절 만찬은 먼저 제물을 드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고기와 쓴 나물, 그리고 무교병등을 먹는 것이었지만 예수님은 오직 잔과 떡만으로 만찬을 행합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아직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선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 소개되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후 모든 믿는 자들에게 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만찬은 믿는 자들에 의해서 주님의 교회가 세워지기 전까지 행해지지 않았으며, 이후로는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지켜지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주목해서 볼 내용이 있는데, 예수님이 먼저 잔을 받아 감사기도 하시고 사도들에게 나누셨고, 다시 떡을 가져 감사기도를 하신 후 떼어 그들에게 기념하라 하셨으며, 이 후에 다시 잔을 나누어 마시게 하였습니다. 마태와 마가는 이 장면에서 먼저 떡을 떼어 나누고, 잔을 나누는 것으로 말씀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잔을 먼저 나눈 후에 떡을 떼고 다시 잔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유대인들의 식사법을 이해한다면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유대인들은 항상 식사를 하기 전에 집안의 가장이 먼저 잔을 들어 축사를 하고 잔을 돌리면 그것을 마시고 이후에 식사를 하며, 식사 중에 포도주를 네 차례에 걸쳐서 마시는데, 여기 소개되고 있는 것은 마지막 잔으로 보입니다. 이는 곧 마태와 마가는 마지막 잔만을 누가는 첫 번째 잔과 마지막 잔을 소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랜 세월동아 논쟁이 되어왔던 것은 예수님이 포도주를 피로, 떡을 살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화체설이라는 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교회 안에서 만찬시에 나누는 포도주와 떡이 실제로 예수님의 몸이 되었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이 매우 터무니없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바로 예수님이 이 만찬에 대하여 행하도록 하시면서 남기신 말씀이 “나를 기념하라”는 것입니다. 곧 이는 기념을 위한 의식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가룟 유다를 의식하시면서 “보라 나를 파는 자의 손이 나와 함께 상 위에 있도다”(21)라고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이 장면을 더욱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유다가 그 일을 행할 자라는 사실을 말씀해 주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는데(마26:25), 여기서는 제자들의 태도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 중에서 이 일을 행할 자가 누구일까?”라고 말하면서 자신보다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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