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포도주를 만드심(요2:1-11)

조회 수 1856 추천 수 0 2010.06.05 18:40:48

1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2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3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4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5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6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7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8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9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10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11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던 기적은 예수님의 사역 셋째 날에 있었던 공식적으로는 가장 처음에 행해졌던 기적입니다. 사역이 시작된 지 삼일 째 되던 날 행해졌던 기적이라는 점과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삼일 째 되던 날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국 이 기적을 단순하게 이해하기 보다는 생명의 복음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예수님, 그리고 제자들이 초대를 받은 것으로 보면 매우 가까운 친척관계이거나 혹은 이웃이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졌고, 그 즉시로 예수님의 어머니, 즉 마리아는 이 사실을 예수님에게 말합니다. 당연히 예수님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리아가 예수님에게 포도주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원했던 것은 그가 천사들을 통해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반응은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라는 말로서 기적을 행할 의사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어머니 마리아에 대하여 여자여(Woman)”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찌 보면 매우 무례한 말투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동양인의 관습에 따라 오히려 경의를 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단어는 헬라어로 구나이(γναι)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조소적 의미나 낮추어 부르는 단어가 아닌 순수한 경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성경의 많은 부분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15:4, 19:19, 7:10, 10:19, 18:20)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이들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어머니였던 마리아를 한 여자로 대하신 것으로 가르치지만 그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넘어선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히려 어머니를 충분히 공경하였고, 그것은 마지막 십자가에서 제자였던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하신 모습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19:27). 예수님은 결코 무례하고 냉정하신 분이 아니십니다.

 

또 한 가지 우리를 궁금하게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어머니 마리아의 제안에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마리아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곧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때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이미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시는 장면을 보면서 그것이 기적을 행하실 때가 아니라는 사실쯤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달리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시는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아직 예수님의 사역이 어떻게 완성이 될 것인지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녀는 혼인잔치를 통하여 예수님의 본 모습이 드러나기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상관이 없음을 말씀하셨고,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하십니다. 이후에도 예수님께서 36개월 동안의 사역을 하시는 동안 사람들은 많은 기적을 보았고, 메시아로서 분명한 증거들을 보았지만 어떻게 완성하게 될 것인지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분명하게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적들은 보고 있으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는 마음을 닫아 놓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예수님께서 기적 행하는 것에 대하여 부담스러워 하셨던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거짓 전도자들은 예수님께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사건만을 기억하도록 가르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는 이 안에 더 큰 의미를 두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담스러워 함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확신을 가지고 종들에게 명령합니다. “너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말함으로서 마리아는 여전히 처음에 가졌던 메시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톨릭교회가 마리아를 숭배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녀의 믿음이 과소평가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녀가 처녀의 몸을 입고 있었을 때에 천사의 방문을 받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결심했으며, 사역의 과정에서도 여전히 메시아로서 확신을 두었을 뿐만 아니라 초대교회를 세워가는 모든 과정에서도 여전히 섬기고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녀는 비록 가톨릭에 의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 되었을지는 몰라도 분명한 사실은 믿음의 여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물 항아리를 채우는데 있어서 종들에게 명령하였고, 예수님께서는 오직 말씀으로 물이 포도주가 되도록 하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후에도 포도주를 나르는 모든 과정에도 종들이 이 모든 일들을 행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하나님의 사역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방법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주님께서는 그분의 사역을 그분의 종들을 통하여 행하실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을 이끌어 가신다고 말하면서 환상을 보고, 기적을 체험하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치지만 그것은 속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그분의 종들을 친히 부르셔서 그들에게 사역을 맡기십니다.

 

여기서 물이 포도주가 되는 사건은 단순히 잔치에 모인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주님께서 행하실 일들에 대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어떤 이들은 물과 포도주에 대하여 큰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의미하는 세례(침례), 포도주는 모든 인류의 죄를 위하여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해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복음을 요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도주를 맡은 종들이 초대받은 자들에게 나누어 주듯이 오늘날 주님의 종들을 통하여 복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보이셨지만 거기에서 멈추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에게 믿음을 보기 원하셨고, 또한 이후로 새로운 삶을 살도록 요구하셨습니다. 가나의 혼인잔치가 단순히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완성될 주님의 사역을 보여주고 계셨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주님의 뜻을 바르게 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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