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량 사역에 대한 소견

조회 수 2706 추천 수 0 2010.06.06 07:41:17

사도 바울이 아테네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고린도에 이르렀을 때 그는 천막을 만드는 직업을 통하여 일을 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그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아굴라 부부를 만나게 되었으며, 그들은 후에 사도 바울을 위하여 목숨을 내 놓을 정도로 훌륭한 협력자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직업을 통하여 물질을 얻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브리스길라, 아굴라 부부를 얻은 것은 더욱 큰 소득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바울이 고린도에서 천막을 만드는 일을 했다는 기록만을 근거로 자비량 선교, 혹은 목회를 하는 것이 성경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바울의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고린도에서 자비량 선교를 했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그러한 사역을 당연히 여기는 것에 대하여 권면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어느 곳에서도 목회자의 생활에 관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린도 교회에 보낸 서신을 통하여 연보와 목회자의 생활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고린도에서 자비량 사역을 했기 때문에 성도들이 그것을 매우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히려 자비량 사역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목회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사실에 대하여 권면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들은 사역자가 수고의 대가로 받는 돈이나 기타 물질들을 사례라는 이름으로 지불합니다. 물론 우리는 그것이 감사의 표현을 담은 성도들의 정성으로 목회자를 예우하는 것으로 선한 의미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그것은 교회 안에서 사역의 대가로 얻는 급여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 고정 급여가 아닌 사례를 고집한다면 성도들은 사역자에게 급여를 지불할 의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들은 매월 사역자를 위해서 다소 무리가 되는 상황에서도 급여를 지불합니다. 그 속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상 사역자나 성도들 모두에서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어떤 분들은 사역을 하면 주님이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목회를 시작하고, 오직 기도를 통해서 주님의 공급하심만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그처럼 무모한 것도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도우심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도우심이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역자에게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비량 사역을 한다는 것은 현대인들의 목회가 매우 전문적인 상황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성도들이 자비량 사역을 요구한다면 어찌보면 그것은 사역을 그만두도록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도들은 사역자들이 효과적인 사역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들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성경을 연구하고 성도들을 돌아보는 일에 힘을 기울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만 합니다.

자비량 사역은 때로 사역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비량 사역 그 자체가 성경적인 방법이라고 고집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 한 생각이며, 성도들은 풍성한 생명의 양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성도들은 물질로 사역자를 돕고, 사역자는 영적인 풍성함을 성도들에게 공급함으로서 서로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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