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는 예수께서 성전에서 백성을 가르치시며 복음을 전하실새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장로들과 함께 가까이 와서
2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 권위를 준 이가 누구인지 우리에게 말하라
3 대답하여 이르시되 나도 한 말을 너희에게 물으리니 내게 말하라
4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5 그들이 서로 의논하여 이르되 만일 하늘로부터라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아니하였느냐 할 것이요
6 만일 사람으로부터라 하면 백성이 요한을 선지자로 인정하니 그들이 다 우리를 돌로 칠 것이라 하고
7 대답하되 어디로부터인지 알지 못하노라 하니
8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예수님의 행동은 당시 유대 지도자들이었던 대제사장들과 서기관 그리고 장로들이 볼 때 상식 밖의 행동이었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권위에 대하여 도전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성전 안에서 가르칠 수 있는 권한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유대 지도자들만의 고유한 특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예수님에게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 권위를 준 이가 누구인지 우리에게 말하라”(2)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질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에 대하여 강제적으로 추방시킬 수 없었던 것은 무리들이 예수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무리들 사이에서는 메시아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질문을 했던 이유는 진정으로 권한을 부여한 자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알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산헤드린 공회의 회원으로서 가르칠 권한을 준 적이 없는데 어떻게 무리들에게 가르치고 있느냐는 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대 지도자들의 모습에 대하여 예수님은 오히려 그들에게 묻습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4) 이 질문의 의도는 단순히 그들의 질문을 피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게 하여 예수님의 가르침이 과연 잘 못된 것인지를 알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세례요한도 동일한 사역을 했습니다. 무리들이 그를 따랐고, 그것은 유대 지도자들과는 매우 다른 행보였습니다. 예수님이 세례요한으로부터 시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의 사역과 예수님의 사역은 같은 선상에서 이해되어야만 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일깨우시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자신의 권위가 하늘로부터 온 것임을 알게 함으로서 더 이상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말하지 못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실제로 질문을 받은 유대 지도자들은 매우 당황하였습니다. 그들은 “만일 하늘로부터라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아니하였느냐 할 것이요 만일 사람으로부터라 하면 백성이 요한을 선지자로 인정하니 그들이 다 우리를 돌로 칠 것이라”(5,6)고 말합니다. 그들은 세례요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가졌던 자들입니다. 그들은 헤롯에 의해 요한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요한에 대한 태도를 보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모습은 진리에 대하여 매우 비겁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백성에 대해서는 두려운 마음을 자기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그들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은 “어디로부터인지 알지 못하노라”(7)는 말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께 답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질문에 도리어 곤경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유대 지도자들의 대답 이후에 예수님의 한 마디는 그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합니다. 예수님은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리라”(8)고 말씀합니다. 어찌 보면 이 말씀은 더 이상 그들과 논쟁할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대답을 못했기 때문에 예수님도 대답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후로 예수님은 포도원 농부의 비유를 통하여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있으며, 또한 그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을 가르치십니다. 즉 이 문제는 권위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유대 지도자들이 말하는 권위는 사람들의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지금 하늘로부터 온 권위로 사람들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그들에게 이 문제를 말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