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스도 예수의 종 바울과 디모데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빌립보에 사는 모든 성도와 또한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편지하노니
2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빌립보 교회는 바울에게 있어서 매우 특별한 교회입니다. 바울은 2차전도 여행을 하던 중 드로아에서 마게도니아 사람이 도와달라는 환상을 보게 되었고, 마게도니아로 건너간 그는 기도하던 중 루디아를 만났으며,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한 마귀 들린 소녀를 만나 고쳐 주었고, 그 일로 인해서 감옥에 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도 찬송과 기도 중에 옥문이 열리는 기적이 있은 후에 간수가 회개하여 그의 온 가족이 세례(침례)를 받게 되는 놀라운 일이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많은 기적과 더불어 좋은 열매가 있었던 빌립보 교회는 바울과 더불어 매우 친밀한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장소는 로마의 감옥이었습니다. 바울이 옥중에 있는 동안 빌립보 교회는 사람을 보내어 바울을 위로하고 시중을 들게 할 뿐만 아니라 정성스럽게 헌금을 모아 보내주기도 하였습니다. 이 같은 빌립보 교회의 사랑에 대하여 바울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자신의 옥중 생활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을 전파하는 기회라고 말함으로서 빌립보 성도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성경 가운데 기뻐하고 감사하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책이 바로 빌립보서입니다. 이 서신이 로마의 감옥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죄수의 신분으로 기록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리스도인들이 가질 감사와 기쁨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빌립보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감사와 간증(1:1-30), 둘째는 복음에 합당한 생각과 생활(2:1~4:9), 그리고 세 번째는 감사(4:10~20)입니다. 빌립보 교회를 향한 바울의 서신에는 그들을 향한 감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권면에는 깊은 사랑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 까닭에 빌립보서는 누구나 행복한 마음으로 볼 수 잇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바울의 솔직함과 결코 권위적이지 않은 겸손함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바울이 자신을 소개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고백은 모든 성경 안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바울이 주님의 일을 하는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은 언제나 주인의 명령에만 순종을 합니다. 그는 결코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으며, 또한 그것을 실행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가 만일 실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인의 동의를 얻어야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종의 자세입니다. 그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있으며, 또한 자신의 생각을 실행하려 할 때는 주님께 기도함으로 간청했습니다. 그가 병 낫기를 기도했지만 주님께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고후12:9)라는 말씀을 듣고 오히려 감사를 드리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은혜와 평강”이 그들 가운데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은혜와 평강이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난하게 살 수도 있으며, 병든 몸을 가지고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강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 세상으로부터 오는 것들은 그것이 제 아무리 풍성한 것일지라도 모두 불태워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이 땅을 사는 동안 하늘로부터 오는 것을 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