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서 개론

조회 수 1728 추천 수 0 2012.01.11 14:18:04

시가서가 보여주고 있는 내용은 보편적인 진리를 가르침으로서 사람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시고자 했습니다. 시가서는 결코 이스라엘이나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욥기를 통해서 우주의 창조 질서와 다양한 인간의 내면 상태를 볼 수 있으며, 시편을 통해서는 모든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그분을 향한 찬양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잠언의 경우에는 삶을 살아가는 원리를 통하여 지혜를 일깨워주며, 전도서를 통해서 허무한 것들을 따라가는 자들에게 인생의 가치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고, 아가서를 통해 사랑의 가치들을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시가서가 결코 믿는 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들에게 올바른 정서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 기록되었다는 것이며, 더 이상 그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을 잊지 말도록 권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기록들을 통한 하나님의 선교 방법이며, 모든 민족들은 그 음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가서의 곳곳에 기록하고 있는 하나님의 구원계획들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에 순종해서 온전한 구원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의 목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시가서는 비교적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민족들에게 더욱 가까이 가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세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고, 매우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하기 위한 계획의 한 부분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가서는 가장 훌륭한 전도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시가서의 분류

 

사실상 구약성경 전체를 시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히브리어가 언어적으로도 적절한 운율과 은유적 표현, 그리고 감성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대부분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노래하며, 독자로 하여금 감동적인 시구(詩句)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후대의 성경학자들은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만을 시가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초기 맛소라 학자들은 욥기, 시편 잠언만을 시가서로 받아들였으나, 후대에 오면서 자연스럽게 시적 구성으로 쓰여진 전도서와 아가서를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구약성경이 시가서만 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선지서(대언서)의 대부분도 시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심지어 모세오경이나 역사서에서조차 많은 부분이 시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가서로 분류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시적인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 그것이 처음부터 시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시가서를 분류한다면 욥기, 잠언 전도서를 지혜문학이라고 부르고, 아가서는 사랑문학, 그리고 시편은 지혜와 교훈을 포함한 다양한 문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명칭을 붙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이러한 분류들에 대하여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믿는 자들에 의해서 분류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성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신학적으로나 교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성질이 아니므로 예민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2. 시에 대한 이해

 

시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이성을 포함한 사람의 종합적 능력을 감정으로 표현하는 글입니다. 다시 말해서 삶에 대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세계관과 같은 것들이 함께 섞여서 그것을 표현해 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가 주는 느낌도 다를 수 있습니다. 시가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시가 주는 느낌들을 한 가지로 해석하여 강조하는 것입니다. 시는 그 자체로 매우 광범위하며, 넓은 세계관을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가 그 안에서 교제가 있을 때 더욱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를 접할 때는 언제나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합니다. 그것을 분석하고 마치 문제를 풀듯이 읽게 된다면 오히려 깊은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를 대할 때는 반드시 우리의 감각과 정서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이의 해석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을 의지하게 된다면 시가 주는 풍성한 세계를 경험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을 읽는 자세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경 안에는 많은 시적 표현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첫 사람 아담이 그의 아내였던 하와(이브)를 보면서 했던 말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는 이제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이라. 그녀를 남자에게서 취하였으니 여자라 부르리라”(창2:23)고 말합니다. 우리가 이 구절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증명하겠습니까? 그 의미는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그만큼 소중하며, 사랑스럽다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깊이 생각해보면 자신보다 소중하고,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가 주는 매력입니다. 시는 상상 이상의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가서 안에 이러한 표현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 내용이 얼마나 방대하고, 풍성한 것인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3. 시가서의 가치

 

시가서는 학자들에게 그리 매력적인 책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중요한 교리의 문제나 예언과 같은 논쟁거리들을 담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세기에 들어서 시가서는 많은 학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주의 질서나 삶의 원리, 그리고 인생을 가치 있게 살게 하기 위한 모든 지혜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믿는 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신자들에게조차 적용되는 원리로서 인류를 향한 선물로 여겨질 정도로 매우 의미 있는 책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욥기, 잠언, 전도서와 같은 성경은 지혜문학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여기에는 단순히 하나님을 믿고 그 속에서 기쁨과 행복, 그리고 안전한 삶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것, 즉 정신적, 육체적, 영적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성경이 장차 다가 올 세상에서 위로를 받을 것을 가르치고 있다면 여기에서는 오히려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 세상에서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반드시 시가서를 읽어야만 합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대부분의 사건들을 이겨낼 비결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인내만을 가지고 살기에 너무도 힘듭니다. 세상에 대하여 지혜로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조차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뱀처럼 지혜로울 것에 대하여 가르치셨습니다(마10:16). 시가서는 우리로 하여금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시가서가 지닌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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