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실 때에 사마리아와 갈릴리 사이로 지나가시다가
12 한 마을에 들어가시니 나병환자 열 명이 예수를 만나 멀리 서서
13 소리를 높여 이르되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거늘
14 보시고 이르시되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하셨더니 그들이 가다가 깨끗함을 받은지라
15 그 중의 한 사람이 자기가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16 예수의 발 아래에 엎드리어 감사하니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라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아니하였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18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 하시고
19 그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더라
여기에서 열 명의 나병 환자를 등장 시킨 것은 바로 예수님을 만난 자들이 그분을 통해 은혜를 입은 후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에 관하여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나병은 그 자체로 재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또한 이미 사망 선고를 받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재앙 속에 있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 명의 나병 환자는 바로 사망을 앞두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동일한 시간에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목소리를 높이며 주님의 긍휼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했고, 나병이 치유되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것은 주님의 은혜가 매우 공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공의로우신분입니다. 어떤 이들은 날 때부터 특정한 사람에게 구원이 정해져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민족과 인종을 구분하여 주님의 긍휼이 다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편견일 뿐입니다. 주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며, 그들을 동일하게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열 명의 나병 환자를 대하시는 모습은 바로 주님의 마음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긍휼을 구하는 열 명의 나병 환자에게 “제사장들에게 네 몸을 보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사장에게 보낸 이유는 나병에 대한 판정 여부를 제사장이 하도록 율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레13:1-59). 그러나 열 명의 나병 환자는 예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제사장에게 가기도 전에 병이 치유된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아홉 명의 나병 환자는 자신이 더 이상 나병 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리기 위해서 제사장에게 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명의 나병 환자에게는 제사장에게 검증을 받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자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유대인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으며, 제사장도 그를 반겨줄 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발길을 돌려 예수님께로 왔고, 그분께 감사함으로서 영광을 돌리는 길을 택했습니다.
아홉 명의 나병 환자가 모두 유대인이라는 증거를 보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자신의 병이 낫기만을 고대하였고, 그들의 병이 치유되는 순간 각기 제 길로 떠나갔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자신의 삶이 형통하기만을 고대하고, 그들의 문제들이 해결되었을 때 더 이상 주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생을 살면서 힘겨운 시간을 만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주님을 찾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들에게 주님은 자신의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나병환자중 한 사람의 사마리아 사람은 주님을 다시 찾아와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분의 발 앞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그분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유대인을 대변하는 아홉 명의 나병환자는 율법을 대신하는 것이고, 타국인(이방인)으로 여겨졌던 사마리아 사람은 복음을 대신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즉 이 일로 인하여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을 버리고 타국인(이방인)을 구원하실 계획을 세우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치게 복음을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홉 명의 환자가 모두 유대인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으며, 또한 주님께서 그들을 찾으시기는 했지만 그들을 버렸다고 선언하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아홉 명의 나병 환자가 모두 유대인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주님은 그들을 찾으시고, 또한 긍휼히 여기실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주님은 유대인이나 타국인(이방인) 모두가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