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새 포도주은 새 부대에

조회 수 1849 추천 수 0 2010.06.05 18:10:43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마태복음 9:17)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가르침은 마태복음에서뿐만이 아니라 마가복음 222절과 누가복음 537절부터 38절에 이르기까지 기록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공관복음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것은 그 가르침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주님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내 주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 과정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어떠한 자세로 주님 앞에 서야 할지를 가르치고 계십니다.

 

먼저 말씀의 결론을 정의해 본다면 낡은 가죽 부대는 우리가 주님을 알기 이전에 가졌던 관습이나 고정관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 포도주는 예수님의 피와 관련이 있는 것이므로 복음과 관련을 지어 설명할 수 있으며, 새 부대는 이 복음을 담는 새로운 마음, 즉 성경의 다른 표현으로 가난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교훈은 성경 전체에 걸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성경 속 인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르침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성경 안에서 관습과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은 바리새인과 서기관, 그리고 제사장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성경을 해박하게 알고 있는 자들이었으며, 누구보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살기로 작정한 자들이었고, 그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도 거룩한 생애를 살기 위해 힘썼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성경에 기록된 말씀 하나라도 어길 것이 두려워 언제나 성경을 외우거나 낭송했고, 서로가 모여서 성경을 연구하는 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예수님을 죽임으로써 구원받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으로부터 독사의 자식들, 즉 마귀의 일들을 수행하는 자들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이 되었니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비참한 인생을 살도록 만든 것입니까? 그들은 성경을 가르치고 유대인들의 지도자로서 사람들을 이끌어 가면서 상상 속의 메시야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통치로부터 자신들을 구해내고, 백성들을 가난으로부터 구해내고, 하나님의 선민으로서 자신들의 민족이 우월하다는 것을 모든 족속들에게 보여줄 왕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 앞에 나타난 메시야, 즉 예수님은 그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가난한 목수의 집안에서 나셨고, 병든 자나 가난한자, 세리나 창녀와 같은 자들과 어울리면서 스스로 죄인들의 친구라고 말씀하고 다니셨습니다. 오히려 외식하는 종교지도자들을 향해서는 비판하시고, 저주에 가까운 말씀으로 그들을 자극시키셨습니다.

 

사실상 이러한 생각은 종교지도자들만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조차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과 사역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예수께서 유대인의 왕이 되셨을 때에 자신들이 어떠한 자리에서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그들의 생각은 매우 크게 빗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는 순간 제자들은 도망갔고, 베드로는 세 번에 걸쳐 예수님을 부인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도마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이후에도 자신의 손으로 몸을 만져봐야 믿을 수 있다고 말했고, 실제로 예수님의 몸을 만진 자입니다. 예수님을 팔았던 가룟 유다는 그가 돈을 맡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제자들의 상황이 결코 건전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종교지도자들이나 제자들 모두에게 공통적인 문제점은 바로 자신들의 고정관념이나 관습에 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맞추어 받아들이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거룩하고 온전한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 포도주가 낡은 가죽부대에 담기게 되면 그것이 터져 포도주가 흘러나오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고 말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복음은 결코 자신의 신념이나 환경이 맞춰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복음을 자신에게 맞추려 한다면 그는 하나님의 뜻을 헤치는 자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성경 안에는 고정관념이나 관습으로 말씀을 받아들인 자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상식을 깨고 예수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가난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나아 온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령 종의 병을 고쳐 줄 것을 구했던 백부장이나 향유를 든 옥합을 깨뜨리고 자신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겼던 여인은 예수님으로부터 크게 칭찬을 들었던 자들입니다. 그들이 칭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 자존심과 고정관념들을 깨고 순수하게 가난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나아 온 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당시 유대를 통치하고 있었던 로마의 권력에 속한 백부장이 자신의 식민지 백성인

예수님께 나아와 오히려 자신에게 명령만 하시면 종의 병이 나을 수 있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분과 자존심, 그리고 자신을 보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까지도 의식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께 자신을 낮추고 종의 종을 고쳐달라고 구했습니다. 마리아 역시 그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가룟 유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예수님의 발을 씻기는 장면은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그러한 그들의 모습과 마음을 사랑하셨고, 그들의 믿음을 칭찬하셨고, 또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복음은 새 부대, 즉 새로운 마음 위에 받아들여야져야 합니다. 복음을 자기 마음대로 받고,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거나 축소시킨다면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우리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사람을 보고 그들의 수를 헤아려 계산을 하고 주님께 나아오는 빌립의 모습보다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는 지혜로움이 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결코 노력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의 생각대로 인생을 결정하고 살아가기 보다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생각하고 그 뜻에 순종하시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부디 주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비워져서 주님의 것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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