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그때에 율법사들 중에 하나가 주께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이여, 그렇게 말씀하심은 우리까지도 모욕하는 것이니이다, 하더라.
46 주께서 이르시되, 너희 율법사들아! 너희에게도 화가 있으리라! 이는 너희가 힘든 짐을 사람들에게 지우고 너희 자신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도 대지 않기 때문이라.
47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라! 너희 조상들은 선지자들을 죽였고 너희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었도다.
48 참으로 너희는 너희 조상들의 행위에 동조하고 있음을 너희가 증명하고 있도다. 이는 너희 조상들이 선지자들을 죽였고 또 너희는 그 선지자들의 무덤을 만들었기 때문이라.
49 그러므로 하나님의 지혜도 이같이 이르되, 내가 그들에게 선지자들과 사도들을 보내리니 이들 중에 더러는 죽이고 핍박하리라, 하였느니라.
50 창세로부터 흘린 모든 선지자들의 피를 이 세대에게 요구하리니
51 곧 아벨의 피로부터 제단과 성전 사이에서 죽은 사가랴의 피까지라.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에게 그 피를 요구하리라.
52 너희 율법사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라! 이는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빼앗아 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는 자들도 막았기 때문이라, 하시니라.
53 예수께서 이것들을 그들에게 말씀하시자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그분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또 많은 일로 따져 물으니
54 이는 기다렸다가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책잡아 고소하려 함이더라.
앞에서 화를 입게 되는 대상은 바리새인이었습니다. 이제 그 대상이 바뀌어서 율법사에게로 이어집니다. 율법사들은 스스로 가책을 느끼며 바리새인들을 향한 책망이 자신들에게 하는 것이라고 항변합니다. 그들은 서기관이라고 불리기도 하며(막12:28), 율법해석자나 율법교사로 불리기도 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 “그렇게 말씀하심은 우리까지도 모욕하는 것이니이다(45)”라고 말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그들에게도 화가 있게됨을 경고하시면서 그들의 문제를 지적하십니다.
율법사들에 대하여 예수님은 “너희가 힘든 짐을 사람들에게 지우고 너희 자신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도 대지 않기 때문이라”(46)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에 대하여 마태복음에서는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는 아니하며”(마23:3)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율법에 대하여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말씀이 가진 뜻을 바르게 알지 못했고, 결국 하나님께서 율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일들을 전혀 행하지 못했습니다. 지식으로 아는 것과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주님은 단순히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그들의 삶 속에서 결실하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들이 화를 당하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조상들이 행한 것과 같이 선지자들을 죽이고 그들의 무덤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들이 무덤을 만들었다는 것은 선지자들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율법사들이 겉으로는 선지자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현실에서는 선지자들을 죽이고 핍박하고 있음을 예수님은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앞으로 그들에게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도 예언하십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선지자들과 사도들을 보내게 될 때에도 그들이 조상들이 행했던 것과 같이 죽이고 핍박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대인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축을 이루고 있었던 율법사, 즉 서기관들은 백성들을 선동하여 예수님과 사도들을 죽이는 일들을 행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창세로부터 흘린 모든 선지자들의 피를 이 세대에게 요구하리니 곧 아벨의 피로부터 제단과 성전 사이에서 죽은 사가랴의 피까지라"(50,51)는 내용을 통해서 의로운 자의 죽음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의로운 자의 죽음으로 창세기에서 처음 등장하는 아벨(창4:8)과 유대인들의 성경분류법으로 볼 때 마지막 책으로 분류되는 역대기하에 등장하는 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들 사가랴(대하24:20-22)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일한 내용을 두고 마태복음은 바가랴의 아들 사가랴로 소개하고 있는데(마23:35), 여기에 소개되고 있는 이는 A.D67년 헤롯당에 의해 성전에서 죽임을 당한 바라이스의 아들 스가랴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여기서 예수님이 말하는 내용은 누구냐에 관한 것이기보다는 율법사들이 의로운 자들을 죽이고 그들의 무덤을 만들어 마치 정신을 계승하는 듯 하면서 지속적으로 핍박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그들이 화를 당하게 된 이유가 “지식의 열쇠를 빼앗아 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는 자들도 막았기 때문이라”(52)고 말씀합니다. 그들은 율법에 대한 지식을 독점하고 있었으며, 그것을 백성들에게 속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마치 중세교회를 연상시킵니다. 그들은 성경의 가르침을 독점하고 있었고, 그들 마음대로 해석하고 교인들에게 가르침으로서 천국의 문을 막아버리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막고, 잘못된 지식을 전달한다면 그들은 결국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