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그들에게 모든 마귀들을 제압하며 질병들을 고치는 능력과 권위를 주시더라.

2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병든 자들을 고치게 하려고 그들을 보내시며

3 주께서 이르시되, 너희 여행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 지팡이나 보따리나 빵이나 돈도 가지지 말고 두 벌 겉옷도 가지지 말라.

4 너희가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거기에 머물다가 거기서 떠나라.

5 누구든지 너희를 맞아들이려 하지 아니하면 너희가 그 도시에서 나갈 때에 발에서 먼지를 떨어버려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 하시니라.

6 그들이 떠나 마을들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하고 곳곳에서 병을 고치더라.


예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는 장면은 공관복음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내용입니다(마10:5-15;막6:7-13). 마태와 마가가 마귀에 대하여 “더러운 마귀”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하여 누가는 “모든 마귀”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마태와 마가가 마귀의 속성에 대하여 소개하려고 하는 것과는 달리 누가는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위임된 능력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자들은 마귀들을 제압하였으며, 그뿐만 아니라 질병들을 고치는 능력과 권위를 가지고 회중들 가운데 다녔습니다. 여기서 마귀를 제압하는 것과 질병을 고치는 것에 대하여 분리하고 잇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모든 질병이 마귀로부터 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마귀로부터 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생활환경과 몸 관리의 부실에서부터 옵니다. 제자들은 이 모든 것들을 치유하는 능력을 예수님으로부터 위임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보내십니다. 그들을 보내는 목적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병든 자를 고치게 하려는데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일들은 예수님께서 지속적으로 행하셨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 일들을 제자들에게 위임하셨던 것입니다. 이 일은 제자들을 거쳐 그분을 따르는 모든 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도 복음을 전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것들을 말해야 하며, 또한 세상에 대하여 병든 자들을 치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신유의 능력(병 고침)이 사도시대까지만 유효하다고 가르치기도 하지만 그것은 결코 성경의 지지를 얻을 수 없습니다. 교회의 역사가 이어지는 모든 기간동안 주님의 교회 안에서는 수많은 병자들이 고침을 받는 역사들이 일어났음을 많은 기록들을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의 질병이 대부분 정신적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도 또 다른 형태의 병 고침입니다. 주님의 일을 하는 모든 자들은 이 일에 대하여 위임을 받은 자들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전하는 자의 자세에 대하여 설명하십니다. 여기서 다른 복음서와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내용이 있는데, 마태(마10:10)와 누가는 지팡이를 가지고 가지 말도록 하고 있으나 마가는 지팡이는 허용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막6:8). 이처럼 기록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내용은 예수님의 일을 위임받은 제자들로서 주변 환경이나 물질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전하고 다녔지만 부족함이 없이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는 세상에 얽매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주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일들만을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서 세상의 것들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주님의 종이 가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복음을 거부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그 도시에서 나갈 때에 발에서 먼지를 떨어버려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고 말씀합니다. 이는 유대인들이 전통적으로 지켜온 성별의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부정한 것을 자기들의 땅으로 묻혀 들어오지 않는 의식적 행동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이처럼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이 전하고 거부당할 때에 오는 상대적 박탈감을 위로하시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바나바와 바울의 1차 전도여행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들은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유대인들로부터 방해를 당했을 때 이러한 행동을 보여주었습니다(행13:50-51). 이처럼 예수님의 명령은 제자들뿐만이 아니라 이후에 모든 전도자들이 믿고 따랐습니다. 어찌 보면 오늘날 복음 전도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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