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눅5:37-39)

조회 수 921 추천 수 0 2014.01.09 11:58:17

37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리라

38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

39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새 것을 원하는 자가 없나니 이는 묵은 것이 좋다 함이니라

 

새 포도주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는 가르침은 공관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말씀입니다(9:17, 2:22). 이처럼 공관복음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 것은 그 가르침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주님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내 주고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준비 과정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어떠한 자세로 주님 앞에 서야 할지를 가르치고 계십니다. 먼저 말씀의 결론을 정의해 본다면 낡은 가죽 부대는 우리가 주님을 알기 이전에 가졌던 관습이나 고정관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 포도주은 예수님의 피와 관련이 있는 것이므로 복음과 관련을 지어 설명할 수 있으며, 새 부대는 이 복음을 담는 새로운 마음, 즉 성경의 다른 표현으로 가난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이나 제자들 모두에게 공통적인 문제점은 바로 자신들의 고정관념이나 관습에 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거룩하고 온전한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새 포도주가 낡은 가죽부대에 담겨지게 되면 그것이 터져 포도주가 흘러나오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고 말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복음은 결코 자신의 신념이나 환경이 맞춰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복음을 자신에게 맞추려한다면 그는 하나님의 뜻을 헤치는 자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성경 안에는 고정관념이나 관습으로 말씀을 받아들인 자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상식을 깨고 예수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가난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나아 온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령 종의 병을 고쳐 줄 것을 구했던 백부장이나 향유를 든 옥합을 깨뜨리고 자신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겼던 마리아는 예수님으로부터 크게 칭찬을 들었습니다. 그녀가 칭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 자존심과 고정관념들을 깨고 순수하게 빈(가난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나아왔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당시 유대를 통치하고 있었던 로마의 권력에 속한 백부장이 자신의 식민지 백성인 예수님께 나아와 오히려 자신에게 명령만 하시면 종의 병이 나을 수 있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분과 자존심, 그리고 자신을 보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까지도 의식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께 자신을 낮추고 종의 종을 고쳐달라고 구했습니다. 마리아 역시 향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가룟 유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옥합을 깨고 묵묵히 예수님의 발을 씻기는 장면은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그러한 그들의 모습과 마음을 사랑하셨고, 그들의 믿음을 칭찬하셨고, 또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복음은 새 부대, 즉 새로운 마음 위에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복음을 자기 마음대로 받고,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거나 축소시킨다면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사람을 보고 그들의 수를 헤아려 계산을 하고 주님께 나아오는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는 지혜로움이 더욱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이것은 결코 노력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의 생각대로 인생을 결정하고 살아가기 보다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생각하고 그 뜻에 순종하시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부디 주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비워져서 주님의 것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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